나의 이야기

홍도여행기2006.7.14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2:43

입소문을 통해서 홍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많이 들어왔던터라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섬이었다.기회가 닿는다면 꼬옥 가보리라 맘 먹었던 곳인데 꿈을 꾸니 기회가 왔다.드디어 홍도 견학 일정이 잡힌 것이다.벌써부터 맘은 홍도로 향했다.섬이 가져다 주는 애틋한 풍경들을 맘속에 그리며 지내는 하루하루는 더디 갔다.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긴 했지만 그걸 극복하고 가기로 했다.
꼭두새볔 4시에 깨어나 아침 준비를 해두고 6시20분 집을 나섰다.좀체 타지 않던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쌩쌩 달려 목포 여객터미널까지 갔더니 배 출발시간에 겨우 숨차게 도착할수 있었다.숨 돌릴 겨를도 없이 승선이다.
붕~~~
뱃고동 울리며 서서히 배는 목포항을 떠난다.
숨을 고르고 낯익은 항구의 풍경을 담아보려 갑판에 오르니 목포가 저만치 물러섰다.
때때로 만나는 크고 작은 섬들이 아스라이 다가왔다 사라지곤 하는 바다
그 바다는 안개 속에 묻히고 말았다.그 흔한 갈매기의 비상도 어느곳에서든 눈에 들지 않는다
먼 곳까지의 풍경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날씨다.날씨가 도움이 안된다는 표현을 되씹을수밖에
빨리 안개가 걷히기를 고대할수밖에 없다.
2시간20여분 달려온 배는 종착지인 홍도에 10시10분에 도착했다.
가까이에서 본 홍도는 신비스러울것도 없는 여늬 시골과 다를바 없었다.다르다면 바로 바다가 접해있다는 것이다.
선창장에서 나와서 반가이 맞아주는 환경안내원 이흥용님의 안내로 홍도 동백림을 탐방했다.
홍도에서만 자생한다는 나도풍란 털머위 맥문아재비 왕작살나무등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수 있었다.무화과나무 열매와 비슷한 열매를 가진 천선과는 처음 보는 낯선 식물이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숲은 안개에 묻혀 오리무중이다.그 숲길을 함께 했던 우리는 모두가 신선이 되었다.거울과 구실잣 밤나무 열매를 준비한 환경안내원의 열의적인 해설에 돋보였던 곳이다.천길 낭떠러지 아래서 들려오는 쉼없는 파도소리가 있어서 더 좋았던 공간이다.
점심엔 아주 특별난 것을 먹었다.
바닷가 근처에서 살았던 내가 난생 처음보는 배밀이 일명 보찰이라는 것이다.
몸 보신용으로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까먹는 재미도 좋았고 맛 또한 독특했던 것이다.점심후에는 홍도에 관한 영상물을 보았다.마을회관을 연상케하는 작은공간에서 의자몇개 두고 둘러 앉아 보는 영상물은 아름다운 홍도의 풍광과 식생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1960년대의 고즈넉한 홍도풍경에 더욱 정감이 감은 개발이라는 이름이 만들어낸 지금의 홍도풍경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기 때문이리라.
아마도 홍도에서 가장 높은 곳은 우체국인듯 싶다.그 곳에 서니 홍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한마디로 전망 좋은 곳이다.우체국 바로 아래에 있는 조류센터에서 영상물을 보았다.
홍도의 조류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난 시간이었다.박나연씨의 깔끔한 해설도 좋았다.
홍도가 가지고 있는 홍도만의 색깔을 볼수 있는 좋은 영상물이었음을 말해 무엇하겠는가!
홍도에 가면 홍도유람선을 타보는게 필수라는데 그래서 유람선을 탈 요랑으로 선착장에 서성여 보는데 정말이지 날씨가 도움이 안되었다.안개에 묻혀 배가 뜰수 없단다.혹시나 혹시나 싶어 선착장을 배회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안내방송에 귀를 쫑긋세우는데 유람선이 뜬단다.
꿈뜬 행동 털어버리고 일어서 몇발작 선착장에 가노라니 안개때문에 오늘은 도저히 배가 뜨질 않는단다.
이런 내일을 기대할 수밖에
내일은 꼭 유람선을 타야하는데 ......
안개 사이로 반짝 내민 해가 그렇게 반가울수 없었던 날인데
끝내 배는 미동도 움직이지 않았다.
안개가 무지 밉다.
홍도 2구에 있는 홍도해수욕장이라도 실컷 구경하자고 발걸음을 옮기는 한결 맘이 가볍다.
좁은 골목의 고샅이 낯익은 내 고향집 풍경임에 분명한데 다른게 있다.
이곳 홍도에는 그 흔한 차가 보이질 않는다.
도로가 좁으니 차가 들어올수가 없다.홍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참 재미있다.
앞은 오토바이 뒤는 손수레 모양의 독특한 것이 홍도의 교통수단이다.이국에 온듯한 느낌을 갖게 했던 물건이다.
한번 타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직원의 배려로 탈수 있었다.
좁은 고샅을 용케도 빠져나가는 희한한 물건에 앉고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홍도 고개를 넘을때 맞은 갯내음 나는 바닷바람은 또 어떻고
홍도 해수욕장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었다.인적없는 바다에 정박한 배만이 파도를 벗삼고 있었다.
둥근 돌에 와 부딪치는 파도소리만이 요란한곳
그곳에서 만난 갯까치수영이 아직 눈에 선하다.
절벽끝에 아슴찬히 피어난 저 생명의 환희를 느낄수 있었던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내는 홍도
인간들이 버린 부산물만 없었더라면 더 더 아름다운 홍도였을 것을....
해질무렵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서 홍도라는 지명을 얻었다는데
안개속에 침묵을 지킨 홍도는 홍도일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