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운동회는 즐거워2006.5.12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2:41

벌써 몇해째 아이들의 운동회를 다니건만 그래도 또 다시 설레이는것은 아마도 또 다른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만국기 휘날리는 운동장에 서고 보니 아이마냥 저 또한 설레였지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화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게 실감나네요.
고사리 손들이 주워 던지는 박터트리기.커다란 공굴리기
우리가 어릴적 시골 초등학교에서 했던 경기들이 펼쳐졌습니다.무수한 세월이 흘렀을뿐 세월의 강을 건너 그 속에 동화됩니다.
스텐드에 양산을 펴고 늘어선 분 바른 도시 어머니 대신에
검게 그을린 촌스런 어머니가 계셨지요.
아름드리 큰 나무아래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두시고
자식들의 재롱을 지켜보았었지요.
모처럼 바쁜 일손을 놓고 동네분들과 함께 어울릴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장행렬 포크댄스
아직도 어젯일인양 눈에 삼삼합니다.
포크댄스때 남녀 짝을 지어주니 쑥쓰러워서 손을 못 잡고 지푸라기를 잡기도 해서 선생님께 혼줄이 났지요.
가장행렬은 또 얼마나 우리들을 신나게 했었늦지 모릅니다.
동네의 농기구를 비롯하여 제각에 모셔졌던 가마까지도 동원 되었지요.점심은 어머니가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친척 이웃끼리 둘러 앉아 나누어 먹었지요.
솜씨좋은 울 어머니는 송편을 마련했고 큰 어머니는 삶은 달걀을 준비해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모처럼 아주 모처럼 주는 궁색한 용돈에 사고픈 것은 어찌 그리도 많은지!
소비에 익숙치 않은 탓인지 그 작은 용돈마저도 아끼고 아껴 집에 가는 길에 부모님께 드릴 것들을 샀지요
점심 후 운동회가 무르익어 갈 즈음이면 응원소리도 하늘을 찌를듯 했지요
특히나 마무리 하는 청백계주는 그때도 지금처럼 하나가 되었습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스릴감을 응원하는 사람들 모두가 뭉쳐 느꼈지요
뒷날에는 목이 쉬어오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흰 메리야스에 까만 반바지가 유일한 체육복 시절의 운동회
가난했었지만 가난을 모르고 즐겁게 보냈던 하루였지요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듯 운동회의 행태도 달라졌네요
기체조로 시작해서 기체조로 마무리합니다.
에어로빅에 꼭지점 댄스 귀여운 아이들의 율동이 흥겹습니다.
엄마들의 줄다리기와 엄마들의 달리기에 아이들은 하나된 응원의 목소리를 보냅니다.
5월의 말간 햇살 만큼이나 밝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펄럭이는 만국기 사이을 헤집고 지납니다.
예전에 비하면 무지 시시한 운동회이지만 그래도 반나절의 운동회는 즐겁습니다.알량한 운동장이라고 늘 투덜댔는데 오늘은 아주 운동장이 넓습니다.맘껏 뛰놀고 소리질러도 좋을 운동장!
그 운동장이 있다는게 오늘 행복하게 하네요
운동회 덕분에 또 즐거운 시간었답니다.
봄 운동회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