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看花踏靑,봄을 부르는 꽃과 나무2008.4.7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3:08

봄꽃이 유혹하는 계절이다.

담장 너머로 꽃만 피워낸 하얀목련이 피어 있는 집을 만나면 무심코

발길을 멈추고픈 날,

발길 멈추게 하는게 어디 목련 뿐인가.

무더기로 순식간에 피어난 벚꽃도 개나리도

하다못해 이제 파릇한 새순 내는 은행나무까지도 발길을 붙잡는다.

간화답청,

봄꽃 놀이라도 가고픈 계절임에 분명하다.

돗자리에 도시락 준비해서 꽃 찾아 가는 것도 좋지만 그럴 짬도 없다면

박물관에서 봄꽃 구경을 해 보면 어떨까?

4월5일 토요일 늦은 오후6시

국립광주박물관을 찾았다.

문닫을 시간에 가서 박대 받을수 있겠지만 옛말이다.

생동하는 박물관 ,관람객과 소통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매주 토요일 야간 개장과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다.

큐레이터와의 대화 ,뮤지컬공연,옛그림 읽기,명사초정강연등 주말마다 알찬 계획들이 포진하고 있는것이다.

옛 사람들도 봄꽃 놀이를 했다는데 어떻게 했을까?

그림속에 나타난 꽃과 나무에 관한 큐레이터의 이야기가 기대됐다.

바람에 실려오는 매향을 맡으며 박물관에 들어서는 기분은 감히 맛보지 않은자 느낄수 없는 그런 행복감이었다.

강희안의 양화소록에 나타난 꽃과 나무에 관한 이야기

그림속에 나타난 다양한 꽃 이야기

어느것 하나 허투루 들을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북송때 시인 임포는 어찌나 매화를 사랑했던지 매화를 처로 삼고 학은 아들을 삼아 은둔생활을 했다고 해서

매처학자로 불린단다.

매화와 학을 벗삼은 그 삶,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턱도 없는 일임에 분명할진데

바쁘게 살기에 그 삶은 여유는 부러울뿐이다.

퇴계이황은 죽기전에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는 유언을 남길 만큼 매화를 사랑했다고 한다.

1000원짜리 지폐에 인물로는 이황이 등장하고 뒷면에 매화나무가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 듯 싶었다.

예정 강의시간을 훨씬 넘긴 문화마당은 문화적 욕구에 목말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목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그 열기가 대단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계수초6학년 박수진 학생은"좀 어렵기는 했지만 재미 있었다"고 했다.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니 관람객과의 소통이 이루어진듯 싶다.

강의가 끝나고 밖에 나오니 벌써 저녘 어스름이 찾아들었다.

배꼽시계가 열심히 울어대지만,가슴이 따뜻하고 마음은 풍요로웠던 시간이었다.

1시간,

아니 며칠일 수도 있다.

문화의 감동은.

봄날은 가는데 무료하다고 따분해할 필요가 없다.

광박 토요문화와 함께라면 이 봄 나기가 거뜬하다.

4월5일

국립박물관의 큐레이터와의 대화 간화답청 강의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