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 그리운 금강산2008.7.4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3:09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를 그리운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못 가본 지 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비로봉 그 봉우리 짓밟힌 자리
흰구름 솔바람도 무심히 가나
발아래 산해만리 보이지 마라
우리 다 맺힌 원한 풀릴 때까지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못 가본 지 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금강산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리라는 것
사실은 생각도 못했다.
솔직히 금강산 관광은 아직 나와는 소원한 것처럼 느껴졌기에 차마 갈 엄두를 내지 않았다.
아니 지인들 모임에서 금강산 가자느 얘기는 자주 나왔었다.
늘 가자고는 했지만 용두사미처럼 항상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만 다짐들이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가는 금강산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었다.
그래 언젠가 때가 되면 자연스레 가려니 생각했었다.
꿈꾸고 있노라니 이루어진 것인가?
너무도 쉽게 찾아온 금강산 관광이었다.
너무 쉬워서 이게 생신지 꿈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내 살을 호되게 꼬집어 보아야했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함에 그 가슴 벅참이라니!!!!
이제 올해 안에 더이상의 외박은 없다라는 아이들과의 다짐을 한지 고작
한달 남짓뿐인데 또 다시 거짓말하는 엄마가 되어야했다.
살면서 어쩔수 없이 하게 되는 거짓말이라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꼭 금강산에 가야하는 이유 몇가지를 머릿속에 굴리며 가슴은 벌써 금강산으로 향했다.
어렵사리 아이들의 설득 아닌 협박 동의를 얻고보니 그렇게 설렐 수가 없었다.
그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강산행을 일순간 날려버릴뻔 했던 7월1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2시쯤 일어나 준비하리라는 내 다짐과는 상관없이 눈뜨니
아니 솔직히 큰 아이가 깨서 눈을뜨니 4시20분이었다.모임시간을 순간 4시로 착각하고 부랴부랴 세수도 안하고 집을 나섰다.
분명 내 잘못인데도 남편과 아이들 탓을 하며 투덜대고 늦었다면 뛰어나간것이다.
내 뒤통수에 데고 5시 운운하는 남편이 참 많이 미웠다.
그것 하나도 못 깨우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늦어서 그많은 사람들 눈총을 어찌 감당할까부터 생각하고 집을 한참 나왔다.
큰 도로를 건너기전 아주 조금 늦는다는 전화를 하고 싶었다.
모임시간을 확인하니 5시라지 않는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했다.택시타고 가더라도 줄잡아 20여분의 여유까지 있었던 것이다.
다시 집에 들어가 세수며 머리까지 감고 여유롭게 집을 나섰다.
늦었다고 투덜댄 시간은 잘못계산된 시간이었다.
혹여4시였더라면 난 정말 금강산행을 포기해야했을뻔했다.
고3딸 아이에게 두고두고 감사해야할 7월1일 신새볔이었다.
여차저차 금강산행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으니 이보다 더한 행운이 어디 있으랴
드디어 금강산으로 떠났다.
2008.7.1


강원도 땅이 남도에서는 얼마나 먼 길인가를 다시 한번 실감한 아침이었다.
부족한 잠을 자고 또 자고
부지런히 수다로 떨어서 시간을 죽이고 달려온 길
강원도 땅
들녘을 푸르름으로 장식하는 옥수수와 감자가 강원도 땅임을 실감케한다.
인제 가면 언제 오리 원통해서 못 살겠다던 인제군도 스친다.
산이 커서 골이 깊고 골 깊으니 물 또한 많고 계곡 또한 드넓다.
남도의 계곡과는 사뭇 폭이 다르다.
점심 먹고 민통선을 넘었다.
여기서부터는 민통선입니다라는 글귀가 감회를 새롭게 한다.
온통 푸르름만이 드넓게 펼쳐진 민통선을 관광버스 예일곱대가 달린다.
무표정하게 보초를 서는 군인이 손을 흔든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렷다.!
군사분계선을 지났건만 남도의 자연과 다를바 없는 자연이다.경계랄 것도 딱히 없는 듯 싶은데
아니다.
오롯이 서 있는 돌 하나가 경계선이란다.
저만치 산 언덕자락에 흰 건물이 우뚝 솟았다.통일전망대다.
경계를 넘으며 달라진게 눈에 띤다.가로등 색부터 확연이 달라졌다.
드디어 북측 땅을 밟았다.
달라질게 없는 산이요 들이언만 북쪽땅이라한다.
임시 막사인듯한 북측의 출입국심사서 입국심사를 받고 버스에 오르니 4시
그저 북한땅이라는 말에 모든게 신비롭게 보인다.
남한에서도 늘 볼수 있는 하찮은 자연도 그냥 무심히 놓칠 수 없는 곳이 바로 그 땅인 것이다.
북한에 관한 이야기를 토하듯 쏟아내는 가이드 이야기 또한 하나도 놓치기 아까운 동족의 정보였던 것이다.
낙타봉 남강의 김삿갓 얘기가 참 재미났다.
산의 허리를 깍아놓은 눈썰매장은 남도 북도 공통점이었다.
따뜻한 물이 나온다는 온정리에 금새 닿았다.도착시간4시 15분
교예공연이 시작됐다.공연 내내 가슴을 졸여야했던 아슬아슬한 공연들에 그 누군들
열렬히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손이 아프도록 열렬히 아주 열렬히 박수를 쳤다.그 자리에 있는 누구라도 다 그러했으리라.
1시간30여분 공연에 숨죽여야했음은 그만큼 박진감있고 스릴 있는 공연이었음을 말한다.
6시 이른 저녘을 먹고 숙소 근처를 산책했다.선상호텔 해금강이 바다위에 유유히 떠 있는 모습도 저만치에 아득히 펼쳐진 장진항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바다를 벗삼아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 즐거운 시간도갖었다.
손에 손잡고
너와나는
우리가 되었다.
북측땅에서의 1박이라는 설레임이 무색토록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첫날이었다.




7월2일
습관처럼 무서운게 또 있을까?
여느때와 비슷한 시간 눈을 떴다.5시 잠이 오질 않는다.
좀더 자보려 몸을 뒤척이지만 그럴 수록 잠은 저만치 줄행랑을 치고 만다.
실질적인 여행 첫날인데 날씨가 궂다.
눈 뜨니 비가 내린다.
빗속에 금강산을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걷는데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없었다.
구룡연 산행이 있는 날인데 내심 걱정이 안될리 만무하다.
맛난 아침을 먹고 버스에 올랐다.온정리로 다시 나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구룡연에 갔다.
안개비 때문에 산행이 고역일듯 싶었는데 기우였다.
도리어 덥지 않아서 모두가 산행하는데 보탬이 되었다.
운무가 산의 허리를 휘감고 머리를 감추긴 했지만 때때로 우리를 환영하는듯 그 고운 모습을 훤히 드러내기도 했다.
바다가 초록빛임은 익히 바 왔던 바
못이 옥빛임을 눈을 비비며 확인해야했던 곳이 바로 구룡연이다.
오르면 오를수록 조물주가 빚어낸 절경에 감탄해야했다.특히나 상팔담 정상에서 내려단 본 상팔담은 너무도 장관이었다.
그 높은 곳에 그 은밀한 못을 갖고 사람을 유혹할 만 했다.
아스라이 굽어보이는 못이 오래도록 발길을 붙잡았던 상팔담이었다.
애써 올라간 보람이 한 100배쯤 있었던 곳임에 분명하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못은 한치 앞도 못볼 운무에 삽시간에 휩싸이고 말았다.
어디 못 뿐이가.
괴기한 바위조차도 운무가 삼켜버렸다.
그리고 일순간 부끄러운듯 그 속내를 슬쩍 드러내 보였다.
애써 오를 이유가충분했던 상팔담을 오래도록 눈에 가슴에 담았다.
올라갈때 흩뿌렸던 가랑비는 내려올쯤 이상 굵직한 비로 변해서 다가왔다.
맞아도 좋은 비
흠뻑 맞고픈 금강산의 비였다.
우비 때문에 덥긴했지만 우비 때문에 부담없이 맞았던 금강산의 비
어찌 한시라도 잊을수 있을까?
산행끝에 목란관에 먹은 냉면도 일품이었다.
산행 뒤 오후에 찾아간 온천은 여독을 풀기에 더 없이 좋았다.
비 나리는데 노천탕에서의 온천이라!!!!!!!
북한에서 하루는 몇시간처럼 훌쩍 가버리고 말았다.
둘째날이 손살같이 달려 버렸다.

7월3일
금강산 여행 마지막 날이다.
금방 온듯 싶은데 벌써 3일째인것이다.
그리도 가고 싶던 만물상을 볼수 있으려나했는데
날씨가 협조를 않는다.
어제 종일 내린 비가 미끄러운 것이 만물상에 오를수 없는 이유가 됐다.
간다한들 운무에 쌓인 만물상뿐일것이라는 주변의 회유?가 삼일포로 발길을 돌리게했다.
어떤 왕일까?
삼일간 그곳에머물러서 삼일포라는데......
삼일포 가기전에 만났던 해금강도 끝내주는 풍경이었다.
바다도 그렇게 깨끗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던 해금강이었다.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명성은 허투로 붙여진게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 했던 곳이다.
북측 여자해설원에게 실을 건넷던 곳이다.멋진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었더니
그리고 찍어 달라고 했더니 금세 친해져 실을 좀 달라고 하지 않던가!
게를 잡기 위한 방편으로 조개의 살을 나뭇가지에 묶는데 실이 필요했던 것이다.
삼일포의 빼어난 절경을 걸어서 전망대까지 오르며 몸소 느꼈던 금강산에서 마지막 여행지였다.
점심 먹고 면세점에서의 쇼핑을 끝으로 금강산여행을 마무리해야 했다.
2박3일의 여행
결코 길지 않았지만 너무도 많은 추억을 담아온 여행이었다.
끝내는 못가고 만 만물상을 사진으로 실컷 보아야했던 아쉬움이 남았던 여행이었지만
그 아쉬움은 또 한번의 여행을 기약할 것이다.
대체 그날이 또 언제일련지 모르지만.......
올해로 금강산 관광이 10주년이 되는 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