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광박토요문화마당에 취하다2008.8.7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3:10

더운데 어디 갈만한데 없을까를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는 요즘이다.

각 박물관 미술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어 손짓하기 때문이다.

마음과 시간적 여유만 가져간다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광박토요문화마당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6시면 광주박물관에 총총 걸음으로 들어서는 이들이 있다.

광박토요문화마당에 흠뻑 빠져버린 사람들이다.

8월2일에는 뜨거운 여름볕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에 걸음하는 이들이 있었다.

한달에 한번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있는 시간이다.

어린이를 포함한 어른들까지 70여명이 모여서 전시장 안내를 받았다.

곧잘 참여하는 광박토요문화마당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무엇인가 하나라도 더 들어가려는 눈망울들이 초롱초롱했다.

해설이 있는 그림감상이라 들어보기만 해도 재미난 일이다.

회화를 전공하신 학예사님의 친절한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번 전시는 정말 색다른 전시다.

남종화의 거장 소치 허련의 탄생 200주년 기념전인것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치의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전시된 것이다.

소치허련의 생애와 작품 이야기는 듣는 이로 하여금 그림 감상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허유 노치 소치 치옹 모두 그를 두고 하는 말들이다.

유년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해남 녹우당에 가서 윤씨일가의 화첩등을 모사하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소치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온것은 바로

추사 김정희를 만나고 부터이다.

28세에 초의선사를 만나고 초의선사의 소개로 김정희 문하에 들면서 남종화를 배우게 된다.

중국 남종화의 세계와 당대에 유행했던 화풍을 수련하며 자신의 개성적인 화법을 발전시켜 김정희의

극찬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오죽하면 김정희가.소치를 이르러

"압록강 동쪽에 소치만한 사람이 없다"라고 표현했을까?

인생에 있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들 속에

이렇듯 소중한 만남은 없을것이다.

시쳇말로 소치는 인생의 멘토를 아주 잘 만난 것이다.

어찌나 모란을 잘 그렸는지 '허모란'이라고 통할 정도란다.

당대의 내놓라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도 눈길을 끈다.

헌종 ,대원군, 민영익 ,조희룡 ,전기 ,김수철 정학연등이 그가 교류하던 사람들이다.

'예림갑을록'이 당대의 서화가들과의 교유를 보여주고 있다.

석란도 묵매도등은 그가 시문과 글씨에도 능통해서 '소치삼절'이라는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허련의 나이 62세때 그렸다는 채씨효행도는 효의 부재시대에 효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케했다.

'산정일장'은 높은 벼슬에서 물러나 은퇴한 선비가 자연품에 안기어 소박한 삶을 즐기는 풍경을 그렸다.

보는 이로 하여금 그 곳에 머물고프게 하고 잠시 쉼을 생각케하는 그림이었다.조선말기 남종화의 대표작이라는 이름표가 그냥 결코 허투루 붙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듯 싶다.

해설이 있는 그림감상 한시간은 훌쩍 가버렸음을 말해 무엇하랴!

몰려 다니느라 놓친 그림을 다시 돌아보고 나오니

여름의 긴 날은 벌써 항복하고 저녘 어스름이 찾아들었다.

평상시 버스를 10분 기다리는 것은 고욕이었지만 그날만은20분 기다려도 지루한 줄 몰랐다.

아마도 소치탄생 200주년 특별전 때문이리라.

소치 허련 200주년 특별전은 8월31까지 전시된다고 한다.

좀체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이 한곳에 모였으니 한번 기웃거려 볼 일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학술세미나까지 챙겨도 좋을듯 싶다.

8월23일 토요일 오후3시에 박물관에 가면 더 생생하게 그를 만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