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뉘라서 그 끼를 말릴 것인가?2008.3.19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3:07

최근에 읽었던 공지영의 자전적 소설'즐거운 우리집'에서 보았던 글귀가 생각난다.
세번 결혼하고 세번 이혼한 엄마과 성이 각기 다른 세 아이의 가족사를 그린 책
모든 엄마들이 자식들 공부만이 최고라고 부추기지만 그에 반기를 드는 당당한 엄마는
공부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축구공을 보자 볼을 찼다는 선수처럼
피아노를 보자마자 동요를 연주했던 피아니스트처럼
공부도 재능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공부는 못하지만 또 다른 걸 잘 할 수 있다는 엄마의 믿음이
아이들의 꿈을 키운다.
여기에 덧붙여 해설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그 재능 뉘라서 말릴 수 있을까?
진도 답사에서 만난 해설사 허상무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쩌면 저리도 잘 할까?
너무도 이름난 해설사라서 언제 한번 꼭 만날수 있기를 바랬는데 답사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는 말은 그에게는 가당찮은 말이다.
명실상부라는 말 외에 또 다른 무슨 말을 덧붙일수 있을까?
과연 옳거니 소리가 절로 나왔다.
진도를 사랑하는 모습이 말로 아니 먼저 마음으로 몸으로 느껴졌다.
사랑하지 않으면 어찌 그리 열정적으로 할 수 있으랴!
봄볕 좋은 날 운림산방을 배경으로 그가 토해내는 말들은 울림처럼 그렇게 크게 다가왔다.
때로는 막 꽃 망울 터트린 매화향에 코를 벌름거리며
때로는 산방의 초가 툇마루에 걸터앉아 그 감칠맛나는 입담에 시간의 경계를 훌쩍 넘었다.
책에서인들 그렇게 생동감있게 만날 수 있을까?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조이면서
쥐락펴락하는 그이의 기교는 그이의 재능이 아니고 무엇일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수 없는 것들임에 분명하다.
수많은 시간을 그곳에 붙들어둔 노력의 결과일것이다.
어디든 그의 발길 숨길을 닿는 곳은 어제일인양 살아서 그렇게 숨쉬었다.
진도답사의 최고봉은 세방낙조
그렇게 진도를 여러번 갔건만 이런저런 핑계로 늘 다음 다음으로 미루었던 숙제였다.
숙제를 해결해주려는 그는 세방낙조 전망대 앞에서도 또 열성이다.
세방낙조 앞에 서니 말이 필요없었다.
그냥 그 떨어지는 해를 무심히 보는것만도 감동이라면 감동이기에
30여분 발을 동동 그리며 그렇게 해넘이를 지켜보았다.
도심에서 결코 볼수 없는 해넘이
자연이 가져다 준 그 자연이 관광상품이 되는 찰라다
언제 떨어질지 아득하기만 하던 해는
일순간 풍덩 쉼없이 지고 만다.
그 해를 보려고 좀더 높은 산으로 산으로 헤집고 들었다.
최근 몇년동안 볼수 없는 바닷가 해넘이
정말 장관이 아니고 그 무엇이랴!
꿈속에도 나타날듯 아름다운 세방낙조
그 명성을 이제는 눈으로 확인했다.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두며 추억하리라
진도!
한많은 진도아리랑의 참맛을 줄곧 느꼈던 답사였다
2008.3.15 진도 답사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