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ㅡ8월27일 (토) 나의 놀이터에서

클레오파트라2 2022. 8. 27. 11:03

버스 안에서 기사님에게 풍암정 가는 버스 맞냐고 묻는다.차창 밖으로 돌렸던 시선을 앞쪽으로 보니
수녀님이다.기사님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기사라고 다 알 수 없으니 그럴밖에.
나의 오지랖이 금세 발동한다.
"풍암정 가시게요.저 내리는 곳에서 내리면 됩니다"
일순간 상황 완료.
금곡에서 수녀님 네 명과 함께 하차.
풍암정 가는 길에 동행했다.
물론 출근시간 10시30분까지는 아직 멀었다.
일찝 온 이유가 풍암정 가서 늦여름 정취를 느낄 참이었으니 함께 동행은 기본.
이런저런 수다 떨며 풍암정 도착.
아니,계곡 도착이 맞다.
말간 물에 발부터 담갔으니.
계곡에 발 담근 지 까마득하다는 수녀님들.
주위의 예쁜 풍경에 대만족이다.
민물새우까지 잡아서 보여드리고 전화번호 교환하고 퇴장.
놀이터로 돌아왔다.
조금 있다가 수녀님들 내 놀이터로 놀러 오시라 했으니 오늘도 잘 안내해드려야겠다.
등나무 벤치에 앉아 가을바람 맞으며 맛난 점심 먹기는 놀이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복.
달걀 두 개,떡,복숭아 몇 조각이지만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은 점심이다.
산도,
바람도,
햇빛마저 벗삼은 점심이니 말이다.
식사 마무리 하고 정리할 즈음 수녀님들 도착이다.
아침에 보고 그때 보니 벌써 구면이라서 반가움이 더한다.
안다는 건 그런 반가움이 동반하는 것일 게다.
점심 드시고 길가에서  산 주전부리 옥수수를 가져오셨다.
아직 따뜻하다.
찰지고 맛난 옥수수를 단박에 먹고 후식으로 껌까지 건네 받았다.
난생처음 수녀님한테 받은 선물이 옥수수라니!

전시실과 가마터까지 안내.
아침에 보고 벌써 구면이 된 수녀님들과 행복한 시간이었음 말해 무엇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