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박5일 그 여정의 둘째날2008.11.25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3:15

주부들에게 여행의 재미는 보는것보다도 식솔을 챙기지 않아도 좋은 해방감이 먼저 말을 한다

삼시 세끼 차리지 않아도 좋지만 무엇보다 차려진 밥상이 좋다.

매 끼니마다 다른 메뉴가 올라서 좋다.

더 이상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식상한 식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있을까?

식탁 호사가 단 며칠로 끝나더라도 좋다.

여행 끝나고 다시 내 손으로 밥상을 차려야 하는 것이 잠시 번거로울 수도 있겠지만 곧 또 다시 익숙해지리라는 믿음이 있으니 이 정도 호사는 맘껏 누려도 좋으리.

경주에서 맞은 아침은 안개 뿐이었다.

조금은 이른 시간 늦잠을 실컷 자도 좋을 아침 시간에 아침 풍경을 보겠다고 부지런을 떨었는데 부질없는 짓이 되고 말았다.

먼 발치는 고사하고 한치 앞도 볼 수 가 없다.

보이는게 안개 섬에 갇혀 움직이는 자동차의 라이트 뿐이다.

아마도 오늘 하루는 날씨는 포근함을 장담해도 좋을듯 싶다.

경주 답사 내내 포근한 날씨가 동행해 주었다.

9시

숙소를 벗어나 첫 답사코스 토함산에 올랐다.굽이굽이 휘 돌아가는 길이 정겨운 토함산 가는 길이다.

여행객에서 굽어서 더 좋은 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은 곳이다

토함산에 오르니 젤 먼저 반기는 것은 바람이다.

도심의 바람과 사뭇 다른 바람에 옷깃을 추스리고 석굴암을 향했다

석굴암 가는 흙길도 어릴적 고향길 마냥 낯선 여행객을 살갑게 맞는다.

오랜 세월을 말없이 견디 석굴암의 비밀스런 얘기들은 칼 바람속에서 귀를 솔깃하게 한다.

신라인의 예술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석굴암이라면 이보다 더한 표현은 없을게다.

시대를 거슬러 오르노라니 어느 석공의 돌 깎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던 곳이다.

석굴암에서 맞이하는 동해의 일출이 일품이라는데 볼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아니 원도 없다.

예전 경주 나들이에서 그 일출을 보기 위해 새볔에 길을 나섰다고 순간적으로 장엄하게 떠 오르는 일출을 보았으니 말이다.

석굴암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지 않으면 볼 수 없다는데 난 이름부터 덕 자가 들어가지 않는가 말이다.

늘 촌스럽다고 타박했던 이름 덕을 보기는 아마도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싶다.

불국사

불국 정토를 꿈꾸는 곳.

청운교 백운교 연화교 칠보교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다.

아니 멋 모르고 만났던 오래전 다리와는 사뭇 다른 멋스러움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

고백컨데 최근에 그 뜻을 알아가고 있다.

두어시간 남짓 진행된 해설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그것들을 받아들일 역량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리라.

예전에 볼수 없었던 불국사의 아름다움을 또 다시 확인하는 답사임을 부인 할 수 없다

경주 박물관에서 듣는 성덕대왕 신종의 타종소리는 지금까지도 귓전에 맴돈다.

애미탓이야 애미탓이야

그 종을 만들기까지 그렇게 어려웠음을 표현하는 전설같은 이야기 탓인지 그 종소리는 서글프게 폐부 깊숙이까지 아로 새겨진다.

안압지관에서 본 선덕대왕 신종 엘리베이터도 인상적이었던 경주다.

경주의 톨게이트를 벗어난 시간은 3시

11월 햇살은 먹구름 사이로 수줍은 듯 새악시처럼 그렇게 내리쬐고 있었다.

1시간 달려서 대구의 동화사에 도착했다.

전국의 그렇고 그런 사찰 느낌이었다면 동화사에 대한 솔직한 첫 인상이다.

하지만 나중에 본 통일관음대보살을 만나고 첫 인상을 완전히 뒤집어야했다.

돈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찰임에는 분명했지만 그 거대함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전라도의 어느 사찰에서도 만날 없었던 그 거대함이라니!

소원을 들어준다는 봉황알에 오래도록 온기를 전했던 것은 기억에 두고두고 남을 절 집이었다.

6시 어둠이 짙게 깔렸지만 아무도 답사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닫아야 할 문도 열게 하는 열정의 답사는6시30분까지 이어졌다.

대구의 자랑거리 방짜유기박물관에 흔적을 남겼다.

방짜유기의 진수를 어김없이 보여 준 공간이었다.

식사 간담회까지 마무리하니 9시

아이쿠!

이건 여행이 아니고 무늬만 여행인 빠듯한 일정이었다.그래도 좋다.

집 떠나서.

방랑자일수 있어서.

대구 그랜드호텔서 2박의 여정을 풀면서

200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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