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내음은 그 산자락에도 있었네2006.4.12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2:39

밤새 유리창을 흔드는 바람이 많은 비를 동반할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봄비 그치고 세상이 더 맑게 다가왔습니다.밤새 금당산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산자락의 여기저기에 희끗희끗 피어난 벚꽃이 화려하지 않은 수묵담채화를 빚어 놓았습니다.
모처럼 비온뒤의 세상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겨울 한 동안 만나지 못했던 월출산으로 달렸습니다.
나주에서 만난 배꽃도 가히 환상적이었지요.비온뒤에 만나는 꽃들은 어찌 그리도 청초하던지......
한동안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그 향에 흠뻑 빠졌습니다.
꽃이 있으니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벌과 나비도 눈에 많이 띄더군요.녀석들 어찌 그리도 꽃 피는 시기를 잘 맞추어 오는 것인지.
맑디 맑은 시골의 공기 때문에 그리고 그 곳에 펼쳐진 푸른 정경들에 가슴이 탁 트였습니다.
그 동안 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쭉 펼쳐 보았습니다.들녘의 산뜻한 봄이 송두리째 내게로 오는거 있죠!
1시간 달려 만난 월출산 8부능선 쯤부터는 운무에 쌓여 좀체 볼수 없었지만 그 밑의 산자락 모습은 아주 깨끗히 잘 보였습니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가히 남도의 소금강이라 할 수 있는 월출산이 반가운 것은 벌써 여러해째 눈도장을 찍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맑은대로 때로는 흐린대로 그대로의 멋을 간직한 월출산
그곳에 가면 절로 행복합니다.
키 큰 단풍나무도
무더기로 길가에 피어난 풀꽃도 반갑습니다.
산에 오르니 산이 뿜어내는 맑은 기운에 힘이 불쑥 솟습니다.
자연이 내뿜는 그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최대한 키를 낮춰서 걸으니 많은 생명들이 내 앞에 다가섭니다.
낙엽 수북히 쌓인 곳에 예쁜 꽃들이 손짓합니다.군락을 이룬 보라빛 이 예쁜 꽃이 내 발걸음을 이끈 장본인입니다.
수줍은 듯 꽃잎 일제히 떨군 저 얼레지의 향연
작년에 처음 만났을때의 그 진한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활엽수들의 잎이 더 커지기 전에 꽃을 피우는 키 작은 봄꽃들의 몸짓을 이 계절에 만나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릅니다.
앙증맞은 숲개별꽃 개구리 발톱 병꽃
분홍빛 탐스런 복숭화꽃
그곳에서 만난 어느 생명인들 반갑지 않은게 없습니다.
보고 또 보고 무릅 구부리고 들여다 봅니다.그 속에서 만나는 작은 벌레마저도 반갑지요
커다란 민달팽이도 비온뒤 외출하는 모습이 보입니다.나뭇가지에 아주 교묘히 자리를 잡았네요
겨우내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던 그 숲속에 수많은 생명이 싹트고 있었다니 그저 신비로울 뿐이지요.
이제 막 세상을 향해 보드라운 잎을 내민 나뭇잎에게서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자연만이 빚어내는 신비로움에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입니다.
자연속에서는 잠시 세상의 번거러움을 잊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내가 그 산에 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삶이 버거울 때 자연을 벗해봄은 어떨까요?
월출산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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