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ㅡ2025.3.2.일ㅡ한라산 등반

클레오파트라2 2025. 3. 2. 06:10

일기예보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이미 예정된 일정,미리 본 일기예보는 비 올 확률 70%.
조심히 다녀올밖에.
4시30분 알람에 일어나 씻고 짐 싸고
라면까지 먹고 성판악 가는 281번 기다려야 하는데 시간 남아 다시 드러눕다.
첫차는 6시 20분 출발이라서 경유지인 근처의 구터미널까지 넉넉 잡고 6시 15분 게스트하우스를 나왔는데,
에고!승강장이 코앞인데 뒤돌아보니 281번이 오고 있다.달려도 탈 수 없는 차는 그냥 보내는 게 맞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첫차는 5시 40분에 출발지에서 있었고 거기 오니 그 시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기다릴 밖에.
마침 뱃속도 불편해서 근처 화장실 차분하게 이용하기.
배차 간격이 짧은 지 금세 온 버스 타고 30여분 달려 성판악서 하차.
8시 전에 가는 걸로 예약했던 터라 7시 12분 등산 시작이다.
초입부터 눈길이다.
아이젠을 가져 갔으나 하지 않고 등산.
속밭대피소 넘으니 눈이 얼마 왔는지 짐작이 간다.
누군가 밟아 놓은 길 아닌 길을 가면 무릎까지 빠졌다.
큰 나무 근처의 뿌리 언저리는 녹아서 눈의 깊이를 가늠해 볼 만 했다.
걸으면서 곁길 깊숙한 눈에 빠지는 건 너 나 할 것 없다.한번씩 빠지고 나면 걸음걸이를 조심할밖에.
드디어 진달래밭 대피소다.
눈이 많이 와서 백록담은 오를 수 없음을 알고 왔지만
코앞에 두고 못 가니 서운하기 그지없다.
의자가 몇 개 있었는데 눈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눈에 덮여 보이질 않는다.
대피소 근처는 눈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딸랑 하나 보이는의자에 앉아 주먹밥 먹기.
많이 걸은 때문인지 밥도 과일도 모두 만나다.
그 사이 먹구름 밀려들어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순식간에 비가 쏟아진다.
대피소는 이럴 때 필요하렷다!
대피소에서 비 그치길 기다리는데 먹구름이 걷힐 기미가 없다.
한없이 기다릴 수 없는 노릇.
비옷 입고 하산 시작.
하산 내내 비는 그치지 않아 우산까지 받치고 하산.
비는 강약으로 왔다 갔다하는 사이 하산.
하산 끄트머리에서는 졸졸졸 흐르는 물 때문에
등산로를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웠다.
아마도 눈물이지 싶다.
14시30분,하산 종료.
일찍 시작한 덕분에 빠르게 마무리 된 일정이라서
서귀포 게스트하우스로 돌아 푹 쉬는 여유를 부렸다

대피소 앞 저 눈 산은 언제나 없어질까?올봄엔 녹으려나.

얼마나 깊이 빠지는지 모른다

입산통제라니 더 가고픈 백록담

#한라산#백록담#진달래대피소#속밭대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