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아이 셋 데리고 제주 여행을 왔다가
마라도를 들어간 적이 있다.
바람이 몹시 불고 파도가 어찌나 높던지 무서웠던 기억이 있었다.마라도로 가는 배에서 저만치 보이는
섬을 가리키며ㅡ저 섬에서는 빚을 갚아도 그만 말아도 그만ㅡ이라고 하며 소개 했던 게 기억에 오래 남아
있었던 가파도.
청보리밭이 유명하다지만 청보리밭 아닌 때라도 그 섬에 가고 싶었다.
이번 제주여행서 제일 먼저 찜한 코스였지만
비가 오지 않는 첫 날 올레10길 걷고 비 오는 날 가파도 가기로 순서를 바꿨다.
비 오는 날 가파도는 걸어도 괜찮을 코스로 생각했던 터라서.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나중에 알았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창문 밖을 내다봤다.
제주 바다가 훤히 보이는 숙소라서 2층에서 커튼 젖히고 보니
에고 이슬비 내린다.
이슬비 내린다고 못 가랴!
내겐 비옷도 우산도 있는 걸.
게스스트하우스에서 조식으로 내놓은 돌솔비빔밥과 미역국이 가히 환상적이다.
맛나게 먹고 걸어서 운진항 도보로 15분 걸었다.
아니,첫 배 9시에 맞추려고 뛰었다.가방까지 들쳐 메고서.
간신히 여객선터미널 도착.
헐레벌떡 현장 매표했다.하마터면 숙소에서 준 17% 할인권을 못 쓸 뻔했다.
카드로 계산할 찰나에 생각나서 주머니 뒤져 내밀었다.
10분 타고 간다는데 배삯이 비싸다.
10분이어도 수영해서 갈 수 없으니 비싼 건 아닌가?
아무튼 삼일절에 첫 배 타고 가파도 도착.
연휴라서 배가 만원이다.배에서 내리니 비바람 친다.
섬 한 바퀴 돌기로 작정하고 비옷 입고 우산 쓰고 중무장.
우리처럼 한 바퀴 도는 사람은 몇 안된다.
다 도는데 사진 찍으면서 여유롭게 돌았건만 1시간.
주어진 또 다른 1시간은 동네 가운데로 가서 청보리밭 보기.
사진도 찍고 벽화도 구경하고 어라,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여유로운 차 한 잔.
청보리라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2시간 만에 다시 운진항으로.
가파도 눈도장 찍었으니 많이 그리울 게다.
가파도 가는 배에서 최백호의 가파도 노래가 나온다는 소릴 들었는데
못 들었다.누군가 그냥 퍼트린 헛소문인가 보다.
그냥 시간 날 때 최백호의 가파도 들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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