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월 2일 늦었지만 명옥헌!

클레오파트라2 2021. 10. 3. 05:41

해 떨어진 명옥헌,배롱나무 꽃마저 졌다

 

툇마루에 누워보는 여유를 누리며 사진 한 컷,세 여자의 수다는 별이 뜨고도 한참이나 이어졌다.

 

명옥헌의 배롱나무 꽃이 만개했을 때 명옥헌에 가기.
올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는데 어찌 때를 놓쳤다.

마음은 몇번이고 명옥헌으로 향했지만 발이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걸어서,그리고 자전거로 갈 거리만 됐어도 즌작에 서너 번은 다녀왔을 터.

남편 차를 얻어탈 요량이었지만 뭐 볼것이 있냐는 비아냥에 비위가 상해서

더이상 가잔 말을 하지 않았다.

헌데,

이 화창한 가을 그것도 토요일 오후에 기회가 왔다.

지인이 연락해서 어디라도 가자는 것이다.

어디라도 좋다면 거기는 명옥헌이어야 했다.

여자 셋이 떴다.

차로 달리면 20분 거리. 그게 거기까지 가기가 참 힘들었다.

해거름에 도착한 명옥헌은 한적했다.

주차장에 몇 대의 차가 있었지만

혹여 그들이 명옥헌에 갔다면 그들은 내려가고 우린 올라가기를 바라면서 걸었다.

가을 배추 밭에서 바쁜 일손을 놀리는 할머니에게 

배추농사 잘 지었다는 너스레까지 떨면서 걸었다.

담장 너머 길가로 고개를 내민 탐스런 감이 익어가는 걸 보니 영낙없는 가을이 그곳에 있었다.

화사한 꽃은 졌어도 그 공간에 있음으로 행복하다면 최고의 공간 아닌가!

대문 앞에서 노점상을 차려놓은 할머니에게 먼저 갔다.

이 가을에 뭔가 살거리가 있다면 사고팠다.

단감,열무,감식초,밤,호박 등이 나와 있다.

고구마순을 사고 싶은데 없다고 했더니만 자식이 오면 주려고 금방 뜯어다가 냉장고에 두었단다.

팔라고 했더니만 가져오셔서 내놓기에 냉큼 샀다.

그 시간에 우리뿐일거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서너 팀이 더 있었다.조금 있다 그들이 다 내려가고

사방이 사위어갈 때 우리 독차지가 된 명옥헌.

우리뿐이서 좋았다.모처럼 회포 풀면서 깔깔깔.

짬의 여유란 이런 것일 게다.

명옥헌 하늘에 별이 총총히 떠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자리를 떴다.

시장이 반찬이라던가?

늦은 저녁은 창평국밥으로다가 한 사발.

매운 고추마저도 달달한 밥상임을 말해 무엇하랴!

10월의 어느 하루가 또 이렇게 갔다.

아니 아니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