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도시를 간다는 것은 분명 설렘이다.
창원의 가을은 어떤 빛일까?
기대감 가지고 떠난 창원은 기대 그 이상의 설렘을 안겨주었다.
코로나로 인해 좀처럼 어딘가로 떠난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완화되고 보니 집 밖을 나설 기회가 왔다.
창원조각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는 곧잘 봤지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처음 들어봤고 처음 보러가는 길,
가을 속으로 떠났다는 게 맞겠다.
시나브로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황금들녘은 어느새 가을걷이가 끝나고 허허벌판이었지만
울긋불긋 산자락과 어울려 하나의 풍경이 되었다.
어딘가로 떠날 수 있음만으로도 숨이 탁트이는 느낌이랄까?
도시의 첫 인상은 잘 정리된 느낌,
가로수 벚나무가 시원스럽게 즐비하게 늘어섰다.그것도 아주 한참씩이나.
이 가을에 벚꽃이 만발한 도시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혹여 다음에 이 도시를 찾는다면 벚꽃이 피는 계절에 오리라 다짐했다.
드디어 창원조각비엔날레 도착.
가을의 고운 햇살이 반긴다.
2010년부터 시작해 벌써 5회째라는데 난생처음 듣고 그리고 보는 전시가 된 것이다.여태까지 우물안 개구리처럼 산 게 분명하다.조각비엔날레니 조각이 많겠지 싶었는데 잘못 생각했다.조각은 찾아볼 수가 없다.그러고보니 주제가 떠오른다.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
역시나 큰 틀을 봤어야 했다.
도슨트 설명 없이는 좀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이고보니
도슨트 해설이 여간 도움이 된 게 아니다.
가장 눈에 띠고 관심거리였던 것은 걱정교환소
걱정을 적어서 공에 넣으면 다른 걱정이 나오거나 안 나올 수도 있다.가장 긴 줄은 역시나 체험거리가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내 걱정을 적어넣고 돌렸더니만 다른 사람 걱정이 나왔다.'다리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걱정의 주인공은 아마도 어르신인 듯.
점심 먹고 짬을 내서 근처 공원을 산보하고 동심으로 돌아가 잔디에서 멋진 조각들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었다.물론 점프하고 잔디에 누워 포즈 취하고다.
오후엔 창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창원역사민속관과 창원의집 관람.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동행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한옥 툇마루에 앉으니 여유는 덤이다.
창원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었음을 말해 무엇할까?
창원이라는 도시를 가슴 한 편에 가득히 담아온 날은
10월은 어느 날,
결코 잊히지 않을 듯 싶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박3일, 제주를 담다 (0) | 2020.11.08 |
---|---|
11월3일 환벽당엔 가을이 깊다 (0) | 2020.11.07 |
살롱 드 월봉 두 번째 이야기 (0) | 2020.09.30 |
9월25일 전형적인 가을날 (0) | 2020.09.25 |
하늘은 가을 ㅡ8월30일 (0) | 2020.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