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년만의 제주

클레오파트라2 2020. 7. 7. 22:04

첫 인연 맺기가 어렵지 인연은 맺어두면 그 다음은 술술이다.

신혼여행 때 난생처음 갔던 제주를 이런저런 인연으로 자주 오게 됐다.

이번에 부모님 제사 덕분이다.

코로나로 시끄러운 이때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많았다.

가기 며칠 전까지도

항공권이야 즌작에 끊었지만 출발 하루 전까지도 갈등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남편 돌아오는 항공권은 3일 전에야 끊었으니~

아무튼 다시 제주로 갔다.

여느때 같으면 대식구였을 터,하지만 큰언니,작은언니,형부까지 불참이니

제사 참석하는 사람은 단출하다.

퇴근 후 늦은 비행기니 가서는 오빠집에 가서 저녁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뒷날 한라산 등반을 계획했던 터다.

일기예보 상은 비가 온다 했으나 제발 안 오기만을 바랄뿐~

3시30분 알람에 깨서 일어났지만 심상치 않은 바깥 날씨에 좀더 자고

아침에 산행을 결정하기로 했다.7시부터 내린다는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흐리기만 했다.

한라산 허리엔 먹구름이 잔뜩 내려앉았다.

등산을 포기했다.대신에 제수 음식 일찍 마련하고 어디든 가보자고 했다.

늦은 아침 먹고 제사 음식 장만하러 오빠집에 갔는데 웬걸,

부지런한 오빠와 올케가 벌써 전까지 다 부쳤다.

준비해둔 재료로 잡채와 나물을 하고도 10시30분

집을 나섰다.평소 가고 싶었던 검은오름을 가고팠으나

갈 수 없었다.미리 예약해야한단다.빗방울 후두둑 떨어지더니만 사려니숲에 오니 빗줄기가 굵어졌다.

비오는 날 사려숲 걷기.이도 괜찮다.

물기 머금은 자연은 날 것 그대로다.

맑은날 오면 편백선텐 의자에도 앉아도 보련만 그림의 떡이다.

숲속은 비 덕분에 청량해서 좋다.아니 나중엔 춥다.

이길 저길 걷다 우연히 만난 수국은 어찌나 이쁘던지~~~

빗줄기가 굵어지니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길

비오니 따끈한 칼국숫집을 찾아헤맸건만

겨우 찾은 곳이 잔치국숫집

그거라도 좋다.그 사이 빗줄기는 굵어지고 바람까지 분다.

안에서 보는 그 세찬 비바람은 잠시 쉬어가란다. 

식사 후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비는 좀체 그칠 기미가 없다.

콘도에 와서 여유로운 휴식 ,그리고 이른 저녁 제사를 모셨다.

뒷날은 날이 좋아서 한라산 갈 요량이었는데

많은비바람으로 한라산 전 구역이 입산통제다.

올해 한라산은 인연이 아닌 듯.

빨리 포기하고 어딘가를 가기

애월읍에서부터 아주 천천히 훑어가기

맨처음 간 곳은 곽지해수욕장.제주 오면 빼놓지 않고 가는 곳,아직 파도가 높다.

곽지전통시장 둘러보고 협재해수욕장가기.

사람들이 제법 많다.천천히 걸어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오래전 아이들 어릴적에 제주여행을 왔다가 곽지해수욕장 근처에서 1박을 했었다.해수욕장이 그리 변하지 않아서 옛기억을 쉽사리 더듬을 수 있었다.

풍력발전소 있는 곳 정자에서 간식먹고 목재데크 걷기.

제주에 와서 제일 여유로운 일정이다.

아름다운 섬 차귀도가 보이는 해안도로 달리고 차귀되 배경으로 인생사진 찍고 또 쉬고

제주는 어디를 가도 풍경이 돼서 참 좋다.

달려서 수월봉

그 동네에 산다는 지질해설사에게 동네이야기 화산이야기 듣는 여유까지 누렸다.

지도에 나온 김창열미술관이 눈길을 끈다.

한경면 이 근처에 있는 것이다.

가즈아!

코로나 땜시 입장객을 제한한다는 입간판이 불안하게 한다.

애써 찾아왔는데 못 들어가는거 아냐?

잠시 기다리니 입장 가능하단다.

물방울 작가로 유명한 작가 작품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광주시립미술관에서도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온통 김창열작

가의 대작들이 오롯 여기 있다!

야외 숲까지 섭렵하고 근처를 둘러보니 눈에 띠는 공간이 있다.

방림원!

세계 야생화 정원,구미가 당긴다.

그런데다가 야외이지 않은가!

개인 박물관이다보니 입장료가 비싸긴 했지만 비싼 이유를 알고 보니 결코 비싸지 않음을 알았다.

2002년부터 꾸미기 시작했다는 주인장이 그날도 가위질하며 정원 손질 중,5천  평 규모 다 볼 수 없었다.

너무 넓었고 볼 것이 무궁무진했다.간간히 만나는 흔들그네가 다리쉼 하기는 딱!

두 시간 남짓 예쁜 꽃들의 향연에 풍덩 빠졌다.

특히나 한창 제철을 만난 수국, 그 안에 드니 나도 덩달아 풍경이 됐다고나 할까!

5시30분 오빠집 귀가

오징어.,광어 등 싱싱한 회가 기다리고 있다.

제대로 된 힐링에 맛난 회까지

이번 제주행은여유 그 자체였음을 말해 무엇하랴!

느리게 다니니 제주가 더 잘 보였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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