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드디어 입성이다-살롱 드 월봉 참여 후기

클레오파트라2 2020. 6. 3. 13:49

드디어 입성이다.

여기서 드디어를 썼다는 것은 그만큼 간절히 바랐다는 얘기다.

살롱 드 월봉

16세기 조선 선비의 계산풍류 문화와 18세기 살롱 문화를 접목한 현대적 인문교류 마당이란다.

입소문을 들어서 익히좋은 프로그램인 줄 알기에 더 함께하고 싶었는데 좀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기회야 누구에게나 열렸으니 진즉에 주어진 것이고

내가 선택을 못한 것이다.

너무 멀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웬만한 문화 프로그램은 거지반 기웃거렸던 탓에 거기는 갈 수 없었다.

차가 없는 내겐 그림의 떡.

하지만

하마하마 기다리던 내게 기회가 왔다.

살롱 드 월봉 프로그램 안내 문자를 받고 동료에게 얘기를 했더니만

퇴근 후 함께 가잔다.

천군만마란 이럴 때 쓰는 용어쯤일까?

아무튼 기회를 만났으니 누리는 게 인지상정.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으니 퇴근 후 기꺼이 그리고 즐거운 발걸음으로 월봉서원으로 향했다.

북구에서 광산구까지 차로도 40분 소요되니 내가 언감생심 꿈만 꿀 밖에.

행사 시작 전에야 턱밑에 도착했다.

퇴근 후 온 사람을 위해서 샌드위치와 간식까지 그리고 차까지 준비한 센스라니~~

무엇보다 개인별 탁자가 있어서 좋았다.

겨우 숨돌리고 차 한 잔 마실 새도 없이 공연 시작~~

코로나로 입도 못 뗐다는 공연자들인지라 얼마나 기다렸을까?

무대가 열정이 느껴졌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가 살롱 드 월봉의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음악과 장소 그리고 시간 때문이었을까? 편안해지는 마음이었다.

안중근 의사를 다룬 뮤지컬 '영웅'의 한 대목을 듣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드디어 인문학 강연 시작

'남도가 품은 사람,안중근'

글쎄 안중근과 남도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듣는 강의는 점점 빠져들게 한다.

쉰 중반에 다시 품은 역사라니!

제대로 된 인간 안중근을 다시 만나는 시간.

안중근 의사의 족적에는 우리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우리가 많이 모르고 있었던 역사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시간이 되었다.

강의 끝나고 토크 시간,

궁금한 걸 물으라는데 모두가 말문이 막혀 더이상 질문이 없다.

괴로운 침묵도 잠시.

자연스레 토론이 이어진다.완전 진지한 분위기다.

토론까지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은 제법 이슥하다.

으슥한 시골길 달리니 그 이슥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살롱 드 월봉 덕분에 행복한 워라벨이 됐다.

중독되어도 좋을 행복한 중독이랄까!

어찌됐든 멀어도 간다?

아니 될 수 있으면 가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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