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울언니

클레오파트라2 2015. 5. 19. 21:01

언니가 있어서 참 좋은날입니다.

비록 오늘만이 아닙니다.

살아오면서 참 많은 날들이 언니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제도 언니가 있어서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멀리 사는 세째 언니가 온다기에

시골 둘째 언니집으로 퇴근 후 달려갔습니다.

무안 청계까지는 한시간이면 도착하니

사실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좀체 그맘은 있는데도 실천이 좀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세째 언니 덕분에 움직였습니다.

움직이니 사실 아무것도 아닌것을 참 어렵게 생각했습니다.

우리 간다고 무안뻘낙지 한접까지 준비했습니다.

한옥에서 조촐한 삼겹살 파티가 열렸습니다.

갓 밭에서 따온 싱싱한 상추와 치커리 양파 머위대 죽순나물

싱싱한 건강밥상이었습니다.

아껴두었던 홍어까지 내 놓으니 순간적으로 삼합이 되었습니다.

간만에 세자매 내외가 한자리 하고보니 참 좋았습니다.

아직4남매가 모이지는 않았지만 조촐하니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나중엔,

기운이 펄펄 넘치는 산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둘둘 감아서

그리고 탕탕이로 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모이니 이리도 좋은것을 참 오래 걸렸습니다.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더 좋았습니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도란도란 늦도록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새벽5시 출근 때문에 일찍 서두르는데 울언니

또 이것저것 챙겨주셨습니다.

양파 머위대 상추 치커리 깻잎 들깨가루 엿기름 냉동실 떡

그리고 금방 담근 양파김치까지

아주 풍성했습니다.

부자가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당분간은 반찬 걱정 잊어도 좋을듯 싶었습니다.

마음부자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울언니 덕분입니다.

언니가 있어서 참 좋다는 얘기를 또 큰딸에게 자랑해야겠습니다.

막내라서,

언니가 있어서 참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