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피를 보다

클레오파트라2 2025. 1. 10. 13:01

눈뜨니 새벽 4시,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일어나기.
뭘 하지?
그 새벽에 식구들 깨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거실에 있는 늙은 호박.
작년 가을 언니 집서 가져온 것인데
꼬투리를 보니 썩어가는 듯싶었다.
애써 키운 울 언니 공력 생각하니 얼른
맛나게 먹어야 했다.
그래서 호박 껍질 벗기기.
워낙 커서 녹록지 않다.
어찌 하다 그만 손을 베고 말았다.
일순간 시뻘건 피가 쏟아졌다.
에고,호박이 사람 잡네.
손 베었다고 멈출 순 없다.마저 끝내기 해야 하는데
출근 시간 임박.
1/4을 하고 한쪽에 제껴 두고 출근.
딸아이 집에 가서는 호박 식혜와 호박죽으로 변신할 늙은 호박이다.
호박 껍질만 벗겼을  뿐인데 마음 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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