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 9

법원과 병원 사이

밤사이 눈이 펄펄 내렸고 또 내리는데 목포까지 가야했다. 오랫동안 끌어왔던 민사소송재판 마지막 날이다. 법원이라고는 난생처음 갔는데 필요한 서류가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했더니만 민원실은 친절해서 잔뜩 주눅든 내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재판은 쉽게 끝났다. 형제의 빚은 갚지 않아도 되는 걸로 결론이 났다. 상속 받은 게 1원 한푼 없었으니 갚아야 할 이유도 없었지만 꼼짝 않고 버텨서 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어느 날 소장이 날아왔으니 8개월만의 만의 마무리다.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다. 이후엔 이비인후과. 유명한 병원은 사람이 바글바글. 한 시간 기다렸던 진찰은 5분도 못하다니! ...... 무조건 아프지 말자.

나의 이야기 2024.01.24

2024.1.15ㅡ하루는 길다

겨울임에도 하루가 길다고 느껴진 날이다. 쉬는 날 모처럼 늑장 부리기. 알람은 어김없이 날 깨우려고 6시에 울렸지만 정작 8시 이후에 이불 밖으로 나왔다. 여느 때보다 훨씬 늦은 아침 먹기. 자전거 타고 구청 가서 여권 찾고 오는 길에 알바우시장 방앗간에서 참기름 짜기. 40분 만에 깨가 참기름으로 변신. 두 대에 만원. 한 대는 7천원 예전에 한 대에 5천 원이었는데 올랐다. 이른 점심 먹고 상무지구 가서 증권사 일 보고 쌍촌동 가서 이불 상품권 교환. 오래전 갔던 기억으로만 갔다가 건물이 텅 빈 걸 확인,헛걸음 한 게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 했는데ㅠㅠ. 발이 고생하는 수밖에. 돌아와서 깨볶기. 동지죽 쑤기. 이러고 나니 하루가 꼴딱 다 가버렸다. 길고도 짧은 하루다.

나의 이야기 2024.01.16

신안 임자도

임자는 본래는 섬이다. 최근에 연륙교가 생겨서 접근이 쉬운 섬 아닌 섬이다 배 타고 간다면 쉽사리 못 갔을 임자도, 다리 덕분에 쉬이 갔다. 튜립축제로 유명한 곳인데 이 겨울에 갔으니 튤립은 없다. 오직 망망대해와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졌을뿐. 바다로 향한 그네에 앉아도 보고 모래사장 걸어도 보고. 좋다. 사람 없는 겨울 바다라서. 대광해수욕장을 찾아 왔는데 코앞에 조희룡미술관이! 그냥 갈 순 없다 입장료도 없다는데.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아트가 압권이다. 간만에 오래 머문 전시관.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간 울 언니 둘은 애니메이션에 푹 빠졌다. 의자 덕분이다. 나오는 길에 근처 조희룡 적거지까지. 초가삼간 툇마루에 앉아 겨울 햇살 바라기. 눈 앞에 펼쳐진 바다가 그곳을 섬이라고 대변한다. 저 바다만 아니..

나의 이야기 2024.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