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쉬는 날임에도 일찍 눈을 뜬 것은 무등산에 오르기 위해서죠.
간단히 요깃거리와 과일 챙겨서 가볍게 집을 나섰습니다.
아직 어슴새벽인데 빨리 갔다 오후 반나절은 달리 알뜰하게 쓸 요량이었습니다.
버스 타고 삽시간에 도착한 종점.
넘 이른 시간인지라 사람들도 없이 한적했지만
산행하기 좋았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시간에 오르고 내리기가 가능할 듯 싶었습니다.
어라,너무 추워서 그랬을까요?증심사 초입부터 길이 땡땡 얼었습니다.
매얼음.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
아무튼 조심조심 오를밖에요.
혹시나 싶어서 챙겨간 아이젠을 장불재 턱밑에서는 해야했습니다.
오르막엔 어지간해서는 아이젠을 사양하는데 별수없더라구요.
혹시나 복수초 군락지에 복수초가 피었나 기웃거린 것 말고는
단숨에 장불재까지 올라 다리쉼을 했습니다.
간식 먹고 흘러가는 구름도 보고
한껏 여유 부르다 정상 서석대까지 오르기.
입석대에서 서석대 오르는 길은 볕이 잘 들어서 걷기에 편했는데
서석대서 목교로 내려오는 길은 아이젠 덕분에 쉽사리 내려왔습니다.
나만의 아지트 용추바위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 갖기.
그 여유 부리러 거기까지 올랐으니 한껏 누려야 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어느 화려한 분위기의 카페보다 뷰 맛집이었습니다.
저만치 무등산 정상이 보이고 발 아래엔 2수원지 그리고 도심이 회색빛에 갇혔습니다.
행복하자고 무등산에 갔더니 그 안에 분명 행복이 있었습니다.
날 위한 행복한 무등산행을 마무리 하고 하산했어도 반나절의 여유가 있어서
도서관행.
하루,
참 맛나게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