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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 무돌기르12월17일 토요일

클레오파트라2 2022. 12. 18. 22:47

진짜로 어렵게 시간을 냈다.
산에 가자고 자꾸 조르는 지인에게 만날 거절만하다가 드디어 날을 잡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며칠전부터 일기예보는 맹추위에 폭설을 예고했다.
상당히 고민될 수밖에.
하지만 어렵게 잡은 약속을 물리칠 수 없다.
눈이 오니 더욱더 가기로 작정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되잡았다.
알람은 6시에 맞추고 7시 44분 드디어 지인을 만나 무돌길을 걸었다.
처음에는 흩날리던 눈발이 백남정재를 넘을 때는 분패쳤다.아무던 걷지 않은 눈길에 첫 발을 떼는 것은 역시나 어려웠다.낙엽에 빠지고 눈에 빠지고.
점심은 무동마을 버스승강장이 적격이다.
바람 막아주고 앉을 수도 있고.
여느때보다 늦은 점심이니 시장이 반찬이다.
라면 맛이 좋을밖에.
안심마을 도착시간까지 빠듯한 듯싶어 도원마을로 가지 않고 도로를 걸었다.
송계마을서 따라온 노랑이가 안심마을까지 따라왔다.돌아가라고 손을 내어졌건만 그러거나 말거나 안심마을까지 동행했다.
따라오느라 힘든 겐가?삶이 힘들었던겐가?
눈 위에 서서 자울자울 자는 모습이라니!
버스가 참 반가운 날이다.
버스는 세 사람을 태우고 시골길을 달렸고
화순에서 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너릿재를
넘었다.눈길에도 쉽사리 넘는 게
발빠르게 제설작업이 된 까닭이다.
하루를  온전히 눈속에서 눈길을 걸으며 보내다니!
겨울다움의 정취를 한껏 느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