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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장성국립숲체원

클레오파트라2 2022. 7. 9. 16:55

쉼표 하나 찍으러 가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했던가?

코로나 시대에 최일선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한 의료진을 위한 이벤트가 있었다.

의료진만을 위한 이벤트에 딸아이가 당첨이 된 것이다.

사위와 가라고 했건만 엄마하고 가고 싶단다.

날마다 바쁘게 사는 내게 좋은 쉼표가 될 듯 싶어서 흔쾌히 응했다.

금요일 오후 2시까지 입실이라서 조퇴를 했다.

딸아이는 연가를 써서 느긋하니 아침을 먹고 내 직장으로 날 픽업하러 왔다.

간만에 딸아이와의 데이트다.

광주서 장성국립숲체원까지는 35분 소요.하늘은 어찌나 맑던지 우리들의 소풍을 축복해주는 느낌이었다. 숲속으로 가는 길이라서 꼬불꼬불.

운전자인 딸은 투덜거렸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난 기분이 좋았다.

숲속에 난 그 길들을 가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드디어 장성국립숲체원 도착.

군데군데에 직원들이 있어서 등록하는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2시부터 정식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데 우린 여유롭게 도착해서 등록과 동시에 숙소 키를 받았다.

숙소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편백으로 둘러쳐진 벽, 게다가 복층이라니.

숙소부터 넘 맘에 들었다.10명은 넉넉히 자도 좋을 만큼의 공간이 둘만의 공간이라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는가?

게다가 테라스 앞은 야트막한 산이 잡힐 듯하며 숲이 완전 울창하다.

공간이 완전 내 취향 저격이다.

짐을 숙소에 두고 강당에 모여 정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국에서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다양한 팀이 모였다.

첫 프로그램은 요가

내 인생에 처음 해보는 요가다.

새로운 뭔가는 어렵게 마련이다. 쉰여섯 해 동안 굳어진 몸이 쉽게 쭉쭉 뻗어질 리가 만무하다.뻗을 때마다 에고고 소리가 절로절로 나올밖에.

나뿐 아니다.운동하고 담 쌓고 사는 딸아이는 더욱 힘들어한다.

유연한 요가 선생님 몸이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하는 데 까지는 해보자며 하긴 하는데 그 어설픔 어쩔 건가? 각자의 어설픔에 그리고 남의 어설픔에 웃고 하느라 요가 교실은 웃음바다다. 싸늘한 바다보다야 훨 나은 웃음바다.

어설프지만 요가 시간으로 인해 긴장된 몸이 많이 풀어진 느낌이다.

다음은 숲 체험.

숲해설사와 함께하는 숲 체험은 색다른 느낌이다.

무심코 넘겼던 자연에게 말걸기를 하는 시간이다.

오감을 통한 숲 체험은 더위마저도 까마득히 잊게 한다.

작은 이파리 하나 따서 맡아보니 향이 아주 진하다.

순천 쪽에서는 김치 담글 때 열매를 갈아서 넣고

추어탕 끓일 때 넣기도 한단다.나뭇가지가 층을 이루어서 층층나무,참나무 6형제 이야기 등

자연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너무도 모르고 살았던 자연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주는 시간이다.

벌레가 갉아 먹은 잎을 주워서 그 사이로 카메라를 대니 완전 작품 사진이 나온다.

이생진 시인의 벌레 먹은 나뭇잎시도 들려주는데 벌레 먹은 나뭇잎을 옆에 두고 듣는 시는 또 다른 맛이다.~~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자연이 주는 감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숲해설사가 손수 만들어 온 반지가 완전 빛난다.

편백 열매로 만든 반지! 다이아몬드보다 더 멋진 반지다.

산속의 숲체험도 훌쩍 지나 저녁식사 시간.

열심히 움직인 덕분인지 저녁도 맛나다. 저녁 이후의 자유시간은 근처 탐색 시간.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고 방장산 조감도 읽히고 근처 산보까지.

5시면 훤하니 새벽에 눈뜨면 방장산 오를 요량으로 사무실 가서 스틱까지 빌려 놓으니 밤 시간.딸과 도란도란 얘기꽃 피우는 것도 잠시 그냥 스르르 잠들었다.

딸은 창가에서 자노라니 별을 헤아리다 잠들었다는데~~

뒷날 새벽5시 깨어 방장산에 올랐다.물론 딸아이가 깰까봐 살금살금 나왔다.

등산로 따라 걷다가 토끼를 만났다.토끼는 나의 산행을 인도하는 양 적당한 거리를 두고 도망갔다.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토끼가 이끄는 데로 갔더니만.

확트인 정상이다.패러글라이딩 활강장이란다.가슴이 탁 트인다.저만치 아래 사람 사는 곳은 고창이란다.이쪽은 장성.바람은 또 어찌나 시원하던지,나처럼 산 좋아하는 부지런함 팀들이 두 팀 더 와서 함께 그 아침의 그 맑은 공기를 한껏 즐겼다.인생사진도 찍고.하산길엔 산딸기도 따먹고.

산에 올랐던 때문에 아침은 완전 꿀맛이었다.

차테라피로 건강한 몸도 만들고 편백팔찌도 만들고.

12,순전히 날 위한 건강한 시간이었다.

쉼표, 간만에 제대로 찍었다.

순전히 딸 덕분이다.

 

,김지영 고마워.

네 덕분에 엄마가 제대로 힐링 했어.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엄마랑 함께여서 너도 좋다고 했지.

살면서 종종 이렇게 함께할 시간들 갖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