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이다.
그곳이 가깝든 멀든,혹은 이미 갔던 곳이든 ,아니면 처음 가보는 낯선 곳일지라도.
깊어가는 가을 ,
일상을 벗어난 여행이라면 그 어디든 좋다.
그 좋음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충청도
1박2일 여정의 첫번째 코스는 대전 뿌리공원
뿌리없는 나무는 결코 있을 수 없듯
뿌리없는 성도 있을 수 없다.
자기성의 뿌리를 찾아보는 시간이다.
모든 성씨가 모였다는 뜻의 만성교를 지나니
각 성의 뿌리를 알 수 있는 기념비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성씨의 조상을 만나는 시간이다.
각자 흩어져서 자기 성씨를 찾아보기
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지인들
결국 몇사람은 같은 성씨 앞에 서기도 했다.
10여년 남짓 함께 지내면서도 같은 뿌리인줄 모르고 산 것이다.
내 성씨 뿐인가? 남편의 성씨 더 나아가 시어머니의 성씨까지 찾아가는 발걸음들이 무척 바쁘다.
모양도 각양각색
효를 상징하는 공원이라는데 뿌리를 안다는 것은 곧 효와 일맥상통하니 효공원에 걸맞다.
점심은 버섯향이 그윽한 버섯전골로 허기를 달래고
홍주성으로 향했다.
토성과 석성으로 구성된 성 안에 자리한 관공서가 아주 특이했다. 홍주아문 뒤편에 선
늠름한 소나무가 돋보인 곳
홍주성 전시관은 홍주의 역사와 숨결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김좌진 생가 그리고 한용운 생가 한용운 문학관 둘러보기는
홍주의 색깔을 잘 보여주기에 충분한 공간임에 분명했다.
해설사가 동행한 답사니 가는 곳마다 잘 보인다.잘 들린다.
들으니 들리고 보니 보인다라고나 할까?
짧은 늦가을의 하루는 여행지라서 더 빨리 가버린 느낌이다.
여독 풀기는 숙면과 온천으로.!
이튿날,여행의 첫코스는 수덕사!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로 더 유명한 곳이다.
두번째로 가는 수덕사엔 가을이 깊을대로 깊었다.
일주문 옆 단풍이 붉게 타고 있어 막바지 가을을 선물하는 몸짓 그대로였다.
이른 아침의 산사 수덕사는 볼게 많아서 오래 머물게 된 절집이다.
대적광전의 마당에 수북히 쌓인 낙엽들이 바람에 뒹구는 모습이 쓸쓸함으로 다가온다.
수덕사 건축의 아름다움의 극치는 다름 아닌 대웅전 측면의 목조건축들이다.
우미량,보아지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목조건축의 아름다움을 한없이 보여주는 곳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극찬을 했던 공간
전에는 시간이 없어 허투루 보아서 기억에도 없었는데 다시보니 그리고 오래보니
제대로 보인다.
왜 그토록 극찬 했는지를 알 수 있을 듯 싶다.
수덕사는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오래 머물러도 지루함이 없었다.
이응로,나혜석,일엽스님,만공스님 등
점심 먹고 부소산성 둘러보기
바람이 옷깃을 세우게 하는 날씨니
산속의 바람은 더욱 추울 밖에
우리역사에 빠뜨릴 수 없는 백제이야기로 시간을 잊게 한 곳이다.
낙화암이 있는 백화정 오르는 길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를 내고 걷는 산길도 있고 더러는 비탈진 바위를 거쳐
오른 백화정
굽어보니 바위 아래 백마강은 유유히 가을햇살에 빛나며 반짝이고 있다.
고란초가 유명한 고란사에서 목을 축이고 황포돛배를 타는 것으로 1박2일 일정 마무리다.
유람선서 흘러 나오는' 꿈꾸는 백마강' 노래가 또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백마강 그곳에서 듣기 때문이리라.
부소산성은 시간을 거슬러 백제의 영화를 그리고 흥망을 떠오르게 하는 곳임에 분명했다.
만추의 충청도에서 ,
가을은 또 그렇게 더욱 더 깊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