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가을은 독서의 계절임에는 변함이 없다.
아무리 바빠도 이 가을에는 책한권 보는 여유를 갖고 싶다.
그래서 이 가을엔 도서관에 더 가게 된다.
도서관 벽에 걸린 글귀 하나 눈에 쏙 들어왔다.
'숲속독서회'
야간에 사직전망타워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퇴근하고 함께 할 수 있고 퇴근길에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니
시간도 장소도 날 위한 맞춤형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강의도 꽤나 실속 있어서
얼른 신청했다.
숲속독서회라 무척 기대가 되었다.
어떤 사람들이 모일까?
어떤 얘기를 나눌까?
잔뜩 기대했건만 첫날은 일이 있어 가질 못했다.
어젯밤,
두번째 모임에서야 겨우 낯을 드러낼 수 있다.
혹여 늦을까봐 부랴부랴 올라갔더니만 이른시간에 도착!
짬 내어 전망대에 올라 도심야경을 보는 여유도 누렸다.
드디어 수업시간
봄비의 이수복 시인의 아들인 이석 시인을 모시고 이수복 시인에 대해서 듣는 시간이었다.
잘 몰랐던 시인의 시를 만나는 좋은 시간이었다.
강의 끝나고는 릴레이 소설쓰기
소설 읽기는 자주 하지만 쓰기는 남의 일처럼 생각했는데...
서두는 소설가가 쓰기 시작했다.아주 조금씩이지만 글을 보태는데 에고~ 어려워요.
소설가들은 어찌 그리도 실감나게 긴 소설을 쓰는지~
잠깐의 소설쓰기라지만 쓰지 않아본 이들에게는 분명 적잖은 힘듦이다.
그래도 한소절씩이라도 쓰라니 다들 빼면서도 쓰는데
제법 그럴싸하다.
마지막 시간은 멘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채식주의'자에 대한 독서토론.
본인들이 읽고 느낀점을 나누니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진다.
미처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도 듣게 되는 시간이다.
숲독 두시간은 훌쩍 가버렸다.
사직공원 숲속 바람은 차가워도 마음만은 따뜻해지는 귀가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