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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문안

클레오파트라2 2016. 9. 19. 21:17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맘이 무겁습니다.

발길은 천근만근

병원 갈 일이 없어서 무심코 넘겼던 병원 건물인데

오늘따라 그 병원은 공룡처럼 느껴집니다.

아픈 이들 모두 모아서 가둔 공룡

날마다 날마다

병마와 싸우면서 사위어 가는 이들을

하나씩 둘씩 잡아가는 공룡!

아프지 않고 살수는 없는 일이 분명한데

아픔은 참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합니다.

환자 본인의 고통이야 이루 말 할 수 없겠지만

그 옆에서 환자를 지켜야하는 이들의 고통

또한 버겁지요.

항상 씩씩해서 내게는 거대한 산 같은 우리 큰 형부도

그 공룡에게 잡혀 있습니다.

일흔이 되도록 병원을 모르고 살다가

뜬금없이 정말 예의없이 찾아온 병마와 싸우고 있네요.

머리는 다 밀어버리고

머리 때문인지 환자복 때문인지

아님 둘 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형부는 어쩔 수없는 환자였습니다.

언제나 호기 좋은 소리를 하셨는데

그 호기로움은 언제 꼬리를 감춰버렸는지~~

돌아오는 길

무덥고 지리했던 그 여름이 물러난 자리에

가을바람이 시원하건만

가을도 바람도 결코 반갑지가 않습니다.

사는게 뭔지......

살아가는 동안은

꼭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 또 한번 하고 돌아오는 길

가을 밤 바람은 서럽게 옷깃으로 파고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