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답사 일번지 양림동!
그 안에 들면 행복이 함께 함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양림동에 발길을 옮기면 그 곳에서는 잊혀진 근대를 송두리째 끄집어내는
마력에 빠지곤 한다.
그래서 골목에서 시간을 잊는다.
길을 잃어도 시간을 잃어도 맘 편한 곳이 양림동이라면
어쩌면 굳이 지도도 필요치 않다.
혹여 잘못 길을 들었다 할지라도 잠시 기웃거리다 보면
내가 찾던 그 길이 그 곳에 있음으로 인하여!
양림동엔 두근거림이 있다.
오늘은 또 어떤 곳에서 시간예술여행을 떠날까?
비 오는날 양림동은 어떤 빛깔일까?
6월의 양림동은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한가함 속에 바쁘다.
6월에 진행하는 근대로 떠나는 시간 예술여행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날이다.
오전11시부터5시까지
예술가와 함께 하는 예술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물론 처음부터 작정했던 것은 아니다.
정기투어에 나갔다가 펭귄마을에 들렀더니만 비가 오는데도
우산 없이 혼자서 펭귄마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있었다.
말을 조심스레 부쳤다.
먼저 시간이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를 물었다.
상무지구에서 결혼식이 2시30분
일찍 온 김에 양림동에 혼자서 들렀단다.
양림동 투어를 자청했더니만 흔쾌히 응해주셨다.비가 시작하려는지 한두방울 후두둑~
펭귄마을을 함께 둘러보고 펭귄마을서 우연히 근대예술여행 리플렛을 챙겼다.
그리고 이장우 가옥에 갔더니만 부지런한 여행객이 벌써 둘러보고 나가려는 차
툇마루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 들려주니 함께 동행해도 되냐고 묻는다
일행은 삽시간에 여섯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도심속 한옥에서의 여유를 즐기는데
마침 전에 안면을 터 두었던 다음 선생님이 예술여행 전단지를 건넸다.
혹시나 싶어 참여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기꺼이 가능하단다.
순전히 비 덕분이란다.예약이 많지 않아서 다른 예약팀과 합류해도 된단다.
이런 횡재가 또 있나 싶다.
왜냐면 이장우 가옥 올때마다 사랑채에선 음악이 흐르고 차를 마시는 담소하는 풍경을 자주 목격했다.
도대체가 어떤 사람들이 저런 호사를 누리나 싶었는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니 이게 횡재 아니고 뭐란 말인가?
다행히 동행한 사람들이 시간적여유가 있단다.
여행지에서 뜻밖의 수치레를 한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윤회매 찻잔에 잠기다'
비오는 날 한옥에서 이보다 더한 호사는 없을 것이다.
침향을 피우고 윤회매를 보고 사랑채 열어젖힌 문만큼의 한옥 풍경을 눈에 담고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그 자연들과 벗하며 작설차라~~
구증구포의 작설차는 눈으로 향으로 혀로
세번에 나누어 마시니
신선이 따로 없다.
거기에 다음 선생님의 좋은 이야기들은 시간을 잊게 했다.
차 이야기 우주이야기 결코 허투루 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어쩌면 앞으로의 삶을 어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답까지도 얻었으니 무언가로 오랫 동안 묵혀있던 체증이 어느순간 내려 가는 느낌이었다.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차와 함께라서 가능했다.
1시간40분 짧지 않은 시간인데 온전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며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차,
그리고 비,
시간
3박자가 맞아 떨어진 협주곡이 사랑채에서 이뤄진 것이리라.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음을 한참 나중에야 알았을만큼 나를 놓아버린 시간이기도 했다.
일어서는 순간,
한옥 밖에서 바쁜 일상이 또 껌딱지처럼 달려들지언정!
근대로 떠나는 시간예술여행은 시간을 잊다.시간을 잇다.
오후2시
예쁜 한희원 미술관에서도 특별한 뭔가가 기다렸다.
5월에 함께하고 싶었지만 참여자가 금방 차 버려서 일찍 끝나버렸던 행사다.
'한희원과 양림근대의 흔적'
화가와 함께 기다란 천에 나만의 그림 그리기
오늘은 기어코 흔적 남기리라 천 앞에 섰건만
막막하다.
그림 그리기를 해본지가 아주 아득한 옛날이다.
내가 꿈꾸던 나만의 공간을 그려보기로 했다.
산 그리고 시내 그리고 나무 그리고 해 그리고
동심의 아이가 되었다.
금세 붓터치 몇번에 양림동풍경을 그린 작가님
뭘 그려도 풍경이 된다.
에고 부끄러워라 뽀짝 옆 내 그림은 초라하기 그지없어라!
그래도 예술여행에 동참하는 것에 큰 의의를 둔다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오후4시
갤러리 늘에서
'명장이 만드는 나전칠기 젓가락'만들기에 함께 했다.
나전칠이 더 이상 허투루 보일수 없는 시간이었다.
명장 최석현샘으로부터 나전칠 이야기를 듣고 숟가락 젓가락에 나전 붙이기를 했다
나전을 붙이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잘못하면 쉽게 부서지고
여간 공력이 드는게 아니었다.
전통을 잇는 명장의 탄생은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임을 잠시의 체험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내 생애 색다른 예술여행
비와 함께 양림동이라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