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내게 감이 많다.
감농사를 짓는것도 아닌데 내겐 감이 많다.
보내야할 감 말이다.
해마다 지인으로부터 농약 안한 좋은 대봉을 혼자서만 맛있게 먹었다.
아니 작년엔 내 시골 친구 수철이에게 한박스를 보냈다.
베란다에 내놓고 홍시가 되면 하나씩 꺼내먹으며 날 생각하라고!
사실 감이야 시골에서 가을이면 흔하딘 흔한 과일일 수 있다.
하지만 내겐 결코 아니다.
우리집은 시골이어도 감나무 한그루 없었다.
그래서 감나무가 아주 큰게 있는 동네 오빠네 집이 마냥 부러웠다.
감꽃 떨어질때면 감꽃을 주어서 목걸이 만들고
여름날,
아직 떫은 감이 떨어지면 그걸 주워다
소금물에 우려서 먹었다.
단감,대봉 모두 딴 나라 얘기였다.
그러다 시집이라는 걸 가서 시댁에서 가을이면 풍성한 단감을 아주 많이 먹었다.
감농장을 하는건 아니지만 몇그루 있는 감나무가 풍성한 가을을 맛보게 했다.
그것도 몇년
큰형님까지 도시로 이사를 오니 단감은 또 내게 귀한 과일이 되었다.
어느해던가?
둘째언니네 딸 내겐 조카딸 시댁에서 언니집에 보내온 감을 정말이지 많이 가져왔다.
내생애 제일 많은 감을 만났다고나 할까?
최근 몇년은 가까이서 감농사 짓는 지인에게 대봉이며 단감을 사서 먹었다.
한겨울 베란다에서 하나씩 익어가는 홍시를 먹는 그 맛 어디에 비할까?
그맛을 알기에
올해는 친구들에게 사돈에게 언니에게 선물하기로 작정했다.
무려 9박스 주문
우리집이야 고작 한박스면 이겨울 나지만 나머지는 다 선물용이다.
이왕 선물주면서 택배비를 지불하라고 할 수 없는 노릇
택배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지만 기꺼이 보냈다.
어느해던가?
시이모님댁에서 농사지었다고 보내온 쌀한가마니 받고 너무도 행복했던 그 기분을 알기에~~~
비록 사서 주긴 했지만 나눌수있다는 행복감이 무지 컸다.
내겐 감이 많은 가을이다.
보내야할 감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