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다닐 적에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라는 시가 유행했다.
일기장 한켠에 적어 두기도 하고 편지 쓸때 곧잘 애용했던 시였는데
그 싯구처럼
딸을 홀로서기에 내 보냈다.
어쩌면 다른 이들은 더 먼저 내세웠을 홀로서기
딸은 늦었을 수도 있다.
사실,딸의 홀로 서기는 즌작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2년전 노량진 고시원행때부터랄까?
대학졸업할때까지 줄곧 집에서 다녔던 때문인지
첫 이별은 참 서글프기도 했었다.
낯선 땅 서울 한복판 삭막한 고시촌에 딸 아이들 둔다는 생각만으로도
서글펐는데
진짜로 딸아이의 고시촌에 살림을 두고 그 숨막히는 방을 보았을땐
눈물이 찔끔했다.
"허허 벌판에 내 딸이 홀로서야하는구나"
잘 지내라는 인삿말을 건네고 돌아서는데 어찌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
그때의 이별에 비하면
오늘 아침 이별은 행복한 이별이랄까?
딸아이 꿈이던 선생님 발령을 받고
발령지로 가는 날
아마도 희망적이라 그 이별의 정한이 덜 했는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이별 전에
안정된 이별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
의젓하게 사회인으뢰 첫발을 딛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오늘 아침 이별은 노량진 이별보다 덜 슬펐다고나 할까?
슬픔이전에 드디어 아이를 독립시키게 되었구나 ,네가 그만큼 컷구나
뿌듯함이 더 큰 이별
아무튼 딸 아이는 떠났다.
초심 잃지 않고 존경 받는 샘이 되기를
지금처럼
잘 하기를.......
명절 뒤끝 막힐까봐 꼭두새벽 떠났는데
벌써 도착해 짐 정리 중이란다.
기대감도 있고 걱정도 된다는 딸아이 말을 십분이해한다.
그토록 원하는 일이니 그 기대감이야 어디에 비할까?
긴 겨울의 터널을 금방 빠져가난 내 딸!
언제나 응원한다!
그리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