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가 볼만한 곳 어디여요?
곧잘 사람들에게 듣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누구랑 왔는지 뭘 좋아하는지에 따라 그 답은 다르다.
멀리서 풍경을 보려고 왔다면 8월 말
이즈음의 추천장소라면 소쇄원과 명옥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명옥헌이다.
몇년동안 이즈음만 되면 명옥헌의 풍경이 그리웠다.
눈에 담은 적이 있기에 그리워할 수 있는 풍경이다.
누구랑 함께갈까?
마침 독서회 언니에게 연락했더니만 흔쾌히 가잔다.
퇴근후 명옥헌 가는 길
비 온뒤 끝이라서 세상이 한결 깨끗해졌다.
명옥헌 참 간만에 가는 길이다.'어쩌면 한 10여년 되었을까?
명옥헌 들어가는 길 배롱나무꽃이 한살이다.
좌우에 늘어선 꽃들이 환영 인사를 하듯 길 안쪽으로 굽어졌다.
주차장서 조금 내려 걸으니 작은 못과 정자가 나온다.
못가로 풀들이 무성하고 정자 오르는길은 거미줄까지 쳐져 험하다.
하도 오래전 일이라지만 그풍경이 명옥헌 풍경은 아니들 싶었다.
되돌아 오다보니
저만치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내려온다.
그들도 나처럼 이즈음 명옥헌을보러온 사람들일게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 들이 내려온 길을 거스르면 될 듯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명옥헌 가는 길 제대로 만났다.
담벼락에 명옥헌 가는 길 하고선 화살표까지 친절하게 그려놓았다.
아마도 나처럼 길 잃고 헤맨 이들이 많었던가 보다.
가풀막 언덕을 올라보니 제대로 된 명옥헌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이 모습이야"
익숙한 풍경이다.
못가로 둘러선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만개까지는 아니어도 온 보람이 있게 이쁘게 피었다.
이쁜 풍경 요리저리 디카에 담고 명옥헌에 오른다
시간이 늦은 때문인지 흐린 날씨 탓인지 명옥헌은 온전히 우리들 차지다.
금방 쓸어놓은 듯 깔끔한 방안에 들어 못 봐라보기 툇마루에서 바라보기 옆으로 누워서보기 턱괴고보기
같은 장소임에도 시시각각 풍경이 다르다.
퇴근후니 바쁠것도 없다
여유를 가져왔으니 한껏 누리고 가는게 인지상정
더군다나 자연만이 벗으로 있지 않은가?
사위가 어두워질때까지 그곳 풍경에 풍덩
도란도란 둘이서 얘기꽃을 피웠다.
방해하는 사람 없이 공간을 오롯 느낄수 있으니 여유는 덤이다.
하늘의구름도 보고 꽃도 보고 계곡에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듣고
거기에 내 맘도 편안하니 이곳이야말 무릉도원 아니겠는가?
몇년동안 그리워만 했던 명옥헌 간만에 찾아들어 호사 아닌 호사를 누렸다.
그 사이 그 멋진 풍경 찍겠다고 찾아든 여행객 두팀이 오고갔다.
밤이 아니라면야 한정없이 머무르고픈 곳!
다음을 기약하며 되돌아오는길
그 어둠속에도 자꾸 되돌아봐진다.
아마도 언제 또 올 수 있을려나 싶은 맘 때문이리라!
또 찾음이 1년이 될지 아니면 요며칠 될 지 미지수다.
내 맘 내키면 또 찾을수 있으니 말이다.
참 오랫동안 보고 싶은 풍경을 만나고 오는 길
행복했다.
보기만으로도 가슴이 틔이게 행복하다는 것은
분명 자연이 인간에게 말없이 위안이 됨을 말하는 것이리니
자연과 더욱 가까이 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