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정말이지 눈깜짝할 사이에 가버렸다.
그만큼 바빴다는 얘기다.
직장에서는 대목을 만난 거구
바쁜 와중에 일도 많았던 5월이다.
하나뿐인 아들이 군대를 갔다.
훈련소 들어가는 아들 모습 배웅하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속상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도 있었다.
3주 내내 서울을 다닐만큼 좋을 일
일주일에 한번씩 서울 가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기꺼이
나설 수 있었다.
그 누구보다
어느해보다 열심히 달려온 5월
그런 내게 하루쯤 휴가를 주어도 좋을 듯 싶었다.
그래서 떠난 곳이 춘천행
춘천은 글쎄 딱이 뭣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한번 떠나고 싶었다.
특히나 청춘열차가 생겨서 서울서 접근이 쉽다니 언젠가 가리라 맘 먹었었다.
맘 먹고 있으니 쉽게 떠날 수 있었다.
사실 중앙박물관을 갈까 살짝 고민을 했다.
왜냐면 이동거리도 그렇고 또 광주까지 내려갈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도 했다.
박물관 보고 일찍 내려갈까?고민도 잠시
그냥 춘천행을 작정했다.용산역서 청춘열차 타기가 복잡하다.묻고 또 묻고
기어이 청춘열차에 몸을 실었다.
꿈에도 그리던 청춘열차라니.
특히나 이리도 눈부신 5월에 홀로,
일단 떠날 수 있어서 좋았다.
빌딩숲 서울을 서서히 벗어나니 멋진 풍경들이 펼쳐진다.
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옆좌석에 대한 기대감도 살짝~~
4살 아이와 엄마가 탔다.아이와 짝꿍하며 함께 하는 동안 수없이 말걸기를 했다.
참 귀여운 녀석이다.차창밖으로 펼쳐진 풍경들 보며 단어 하나씩 알려주는 재미가 참 좋다.
"저건 하늘! 저건 구름 와~~집도 있다......."
난생 처음본 아이와 이렇게 빨리 친해지다니.
좌석 뒷자리에 놓여있는 코레일 홍보책자도 아이에겐 글공부 책이 된다.
아이마냥 순수해진다.사탕도 까주고~
유치원 가방에 든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었는데 아이는 선뜻 그 책을 내놓질 않는다.
넘 아끼는 책인가?
싶을 정도다.
아무튼30여분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금방간다.
담에 보자 인사를 나누지만 글쎄
그 다음이 그 아이와 나 사이에 정작 있기나 할련가 모르겠다.
아무튼 기차는 그 많은 풍경들은 선물하며 씽씽
남춘천에서 내렸다!
하늘은 한없이 맑고 햇살 곱던 날
혼자서 여행떠난 그 행복감이라니!
딱히 가야겠다고 정했던 곳이 코앞이다.
김유정문학관
역에서 내려 좀 어리바리하게 헤매긴 했지만
교통카드 찍고 건너편서 김유정역까지 가는데 금방이다.
앉아 풍경 좀 즐길새도 없이 바로 하차
역사가 한옥건물로 우람하다.
이 시골서 가장 큰 건물일듯 싶다.
여행은 마음의 짐 몸의 짐을 다 내려놓는데서 부터 시작이렸다.
사물함이 역사에 있는게 아니니 그냥 염치불구하고 역사에 맡기는 밖에.
역사 직원이 기꺼이 맡아주겠단다.
가장 간편한 복장이다.생수하나 디카 그리고 손수건
여름날 저리가라는 뙤약볕이었지만 싫지 않다.
친절한 역사 직원 알려준대로 걷기 전 역사앞에서 역사적인 사진 한컷
돌아보니 마침 같은 차를 타고 내린 대학생 무리들이 보인다.
역사 앞에서 사진찍어주기를 품앗이하고 천천히 걸었다.
눈에 띄는 건물 있어 발길 이끄는대로 갔더니만 관광안내소가 완전 멋있다.
김유정 문학관인가 착각할 정도다.
낯선 여행지에서는 모든게 새롭게 마련!
특히나 초행의 춘천이라면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최대한 오래 머물게 느리게 보기
5월의 김유정 문학관은 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여고생들의 웃음만으로도 그 안에 온전히 젊음이 가득한 기분!
그 도시에 그 여고생과 그 문학관이 딱 맞아 떨어진다고나 할까!
해설사의 구수한 이야기를 곁들이며 둘러보니 볼게 참 많은 공간이다.
정자에서 잠시 다리쉬임하면서 보니 문학관이 또 하나의 멋진 풍경이다.
관광객과 소통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공간이다.
점순이닭과 닭싸움하기 ,점순이와 키 재보기
엎어진김에 쉬어 간다고 거기까지 내친 걸음 실레 이야기길을 놓칠 수 없었다.
이정표 보고 천천히 걷기.해설사가 덥고 시간 많이 걸린다고 만류했지만
만류 때문에 오기 발동해서 더 보고픈 곳이 되었다.
한낮의 땡볕이야 익숙하지 않은가? 그 뜨건 태양 송두리째 안으며 손수건 하나로 하늘을 가리고 걷는데
조금 가다가 후회 막급.그러나 온 거리가 헛걸음될까봐 되돌릴수도 없었다.
산속에서 들려오는 천지를 뒤흔드는 경쾌한 음악의 끌림이기도 했다.
그래 가는데까지는 가보자.
음악의 정체는 하우스안이다.아마도 식물에게 좋으라고 틀어놓은 음악 같은데 여행객인 내가 더 신난다.
정자서 조금 쉬고 걸으니 안 갔음 정말 후회할 길이 나왔다.
보드라운 흙길에 울창한 숲
그 안에 들기만 해도 절로 기분좋아질 숲이었다.
와우~~ 이 길이 날 그렇게 잡아당겼구나 싶었다.
숲속에 해변에나 있을법한 굴곡의자라! 여기서 쉬지 않으면 어디서 쉬어.
나무에 가려진 하늘보고 다람쥐에게 말걸고
새소리 바람소리 어느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공간이었다.
낯선 길 감히 나설수 있었던 것은 간간히 만나는 등산객들 덕분
걷기에 익숙한 내게 샌들로 걸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길
하산길에 유명하다는 영양부추도 2단 샀다.
산책하듯 그렇게 실레 이야기길 걷고 내려오니 늦은 점심시간
유명한 춘천닭갈비가 차려진 밥상은 김치 달랑 하나뿐이어도 진수성찬이었다.
다글다글 볶는 주인장의 노련한 손놀림이 달인에 가깝다.
맛난 음식에 친절한 서비스는 덤
공짜로 주신 환타는 또 얼마나 맛나든지.
상추쌈하고 나머지 볶음밥
와우!!
배 부르니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다.
하루 휴가 잘 떠나왔다는 생각뿐이다.
또 어디를 갈까?
버스 타고 춘천 박물관견학까지
남춘천서 5시13분 청춘열차 타고 터미널서 광주행
5월,그 무덥던 날 하루의 춘천행은 여유가 함께해서 오롯 행복할 수 있었다.
간간히 바쁜 일상 잠시 내려놓는다면 가능한 일.
문명의 이기 덕분에
전국이 일일 생활권임을 피부 깊숙히 느낀 날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춘천은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