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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엔 시나브로 봄이 오는듯.......

클레오파트라2 2013. 2. 2. 16:07

모처럼 쉬는 주말

그 어떤 주말보다 황금같은 주말임을 말해 무엇할까?

뭘 할까?고민할 필요없이 가야할 곳은 무등산이다.

기회 닿을때마다 무등산 가기,아니 기회가 닿지 않더라도

억지로라도 무등산 가기.

그러다 보면 1년에 12번 오르기라는 나름의 목표는 금세 채울수 있을듯 싶다.

벌써 올해만도 두번째가 아닌가?

잘하면 올해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을까?

아무튼 무등산 오를 기회는 그쪽으로 기웃기웃 하다보니 자주 오게 마련이다.

쉬는 주말 아니 쉬는 날이라면 별일이 없다면 무등산 직행

늦잠이라도 자며 게으름 피우면 좀 좋으련만

내 몸은 벌써 꼭두새벽에 무등산으로 향한다.

겨울은 한참 지난듯

7시10분 집을 나서는데 벌써 훤하다.바람도 차지 않다.

자전거 타고 천변을 달리는 데 바람이 도리어 시원하다.

어제 내린 비로 잔뜩 불어난 천변은 물소리가 요란하다.

걷고 뛰고 달리고 부지런한 사람은 많다.

많은 사람들 살고 있으니 당연히 부지런한 사람도 있을 법

산도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주말 이른 아침 때문인지 사람으로 인한 번잡함이 없어서 좋다.

오롯 봄기운을 느끼게 하는 계곡 물 흐르는 소리가 힘이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어제 내린 비 탓인지 여름이 아님에도 계곡물이 기운차다.

나목들 속에서 지저귀는 새들에게도 눈길 주는 여유로운 산행이다.

중머리재엔 해가 우뚝 솟았다.바람은 차도 그 햇살 덕분에 잠시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 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저만치 입석대 서석대 아득하게 보인다.

얼마정도면 저기에 도달할지를 가늠해본다.혼자라서 급할 것도 없다.

가면서 쉬면서....

서석대에 오르니 바람이 차갑다.

회사에서 단체로 등반을 온 젊은이들 목소리가 무등산에 활기를 더한다.

서석대에 서면 늘 그만큼 눈에 들어오는 도시를 다시보고 쉼호흡하고

.....

.....

하산길은 다른길로 왔더니만 꽁꽁 얼어버린 산길이 복병이다.

아이젠 없이 슬슬 조심하는 수 밖에

무등산을 가면 나만의 공간이 몇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중봉 아래 널따란 바위

뒷 바위는 바람도 막아주고 햇살을 고스란히 안을 수 있어서 좋은 마당 바위

거기서  점심도 먹고 차도 한잔 마시고

시나브로 그곳엔 봄이 온듯한 착각이 들었다.

서서히 나른함까지 동반하니.

저만치 정상도 바라보고 산 아래 풍경도 바라보고

바쁜 일상일랑 송두리째 내려놓는 시간

나만의 시간을 한껏 즐기려고 작정 했더니만

그 작정은  얼마 가질 못한다.내겐 불청객인 등산객

사람보는 눈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같다.

그들에게도 내가 있는 공간은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었던 것.

원래 내것이 아니었고 잠시 빌려 썼으니 그냥 빠져나오는 건 인지상정

하산길 사람들이 장난아니다.

'아침일찍 산행이 얼마나 다행이었나'

부지런함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하산길 내내 생각했다.

무등산서 좋은 기운 많이 느끼고 왔으니

한동안은 또 기운차게 지낼 수 있을듯

산이 있어 갔는데 산은  참 많은 것들을 내주고 있었다.

봄!!

시나브로 오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