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월요일엔 꼭 시간좀 내자!
우리 함께 연극보자!
언제쯤 시간 나느냐고? 아이에게 보채듯 그렇게 딸아이에게
시간 있는가를 몇번이나 물었습니다.
늘 바빠서 동동 발 구르는 아이인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생활패턴이 달라서 함께 얼굴보고 마주앉아 밥 먹은지가 아득한지라
꼭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근사하게는 아니라도 오뎅국물을 먹더라도 얼굴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조르고 졸라
정말이지 겨우 시간을 맞추었습니다.
혹여나 또 깜박 할까봐 중간에 몇번의 문자를 날리고
그리고 만나기로 시간을 정했습니다.
황금연휴에 나들이 다녀온 사람들이 많았던지
길은 막혔습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걸려서 연극시간에 임박해서야 헐레벌떡 도착하고 보니
함께 밥먹는 것은 뒤뢰 미뤄야했습니다.
입구에서 공연장에서 준비해준 떡이 아주 요깃거리가 되었습니다.
여러개 놓여 있는 떡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해서 골랐더니만 와우~
선물이 있었습니다.티켓이 두장이니 또 하나 골랐습니다.또 선물이 있었습니다.
어젯밤 모기때문에 잠을 설쳐 꿈꿀 겨를도 없었는데
뜻밖의 행운이 함께 했습니다.
선물 받아서 공연장으로 가는 그 기분 날아갈듯 싶었습니다.
드디어 시간되어 연극은 시작되고.....
누군가 몰래 버리는 쓰레기 때문에 여자들이 아줌마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늘 버려지는 쓰레기에 골머리를 앓게 되자 범인을 찾겠다고 쓰레기를 뒤지면서
흔적을 찾아나섭니다.그러면서 아줌마들의 유쾌한 수다와 반전이 많이 웃게 합니다.
사건은 어느날 길거리에 버려진 쌀통 때문에 빚어집니다.
쌀통속에서 나온 잘린 손가락과 돈다발 때문에 .......
그 다음은 어찌 될까 참으로 숨막히게 달려갑니다.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상상하고 갈등하고
연극속에 왕 몰입했던지 연극이 끝나고 불이 켜져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어쩌면 가까이서본 연기자들 연기에 흠뻑 취했는지도 모릅니다.
연극 보는 동안은 딴생각이 안 났다면 취한게 맞지요!
딸아이 손잡고 나오는데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한편의 연극이 내 안에 잠든 묵은 때를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게 한듯 싶었습니다.
간단하게 토스트 하나 먹고 딸아이와 어깰 나란히 하며 걸었습니다.
연극에 관한 이야기 이런저런 얘기 많이 나누었습니다.
눈썹같은 초승달 함께 바라보기도 했네요.
우리 딸 정말로 오랫만에 달 쳐다본다고 좋아했습니다.
달이 없는 하늘은 없었을텐데 그만큼 여유없이 살았다는 얘기겠죠!
간간히 함께 추억 만들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대답은 흥케이 했는데 글쎄 또 오늘같은 시간은 또 쉽게 올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시간은 자주 가져야겠다는 다짐은 분명히 했습니다.
가을밤 바람이 차가웠는데 차가운걸 잊었습니다.
달빛 아래 나란한 모녀의 모습
하나의 풍경이 됨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