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티투어 대장정을 마무리하며2008.12.27

클레오파트라2 2010. 3. 27. 23:19

벽에 덩그러니 한 장 남은 달력이 지난 시간을 더듬어보게 한다.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다면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라고 소곤거리는 듯하기에

따뜻한 커피향 곁에 두고 1년 한해를 되돌아 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쏜살같이 달려온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유난히 다양한 일들이 많았던 해 그중에서도 가장 신나게 했던 일은 바로 시티투어다.

사실 처음 시티투어 소식을 듣고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왠만한 도시에서는 다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티투어라서 서툴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처음 출발은 분명코 서툴었다.

처음 시작부터 완벽하면 좋겠지만 미완의 서툼도 프로가 아닌 이상에야 괜찮으리라 생각했다.부족하지만 채워가는 기쁨을 맛보기로 했다.

하지만 서툴더라도 항상 최선이라는 단어는 동행해야했다.

적어도 텅빈 충만을 꿈꾸며 시작했던 시티투어다.

자료준비하고 그리고 사전답사하고 딴에는 나름의 준비를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5월30일

광주시티투어의 첫 발을 내딛었다.

어찌나 긴장되게 시작했던지 하루종일 무슨 말을 했고 어찌 보냈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두번 세번 시간이 흐를수록 나름의 요령이라는걸 터득하게 되었다.

때로는 많은 말이 필요했고 때로는 말없는 침묵이 필요했던 때도 있었다.

관광객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도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100인100색인 관광객에 다 맞출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기호에 맞도록 노력할 여지는 있었던 것이다.

올 여름처럼 더웠을까?

가만 있어도 땀이 등줄기 타고 흐르던 때도 시티투어는 멈추지 않았다.

방학동안 투어객은 훨씬 늘었다.

방학동안 남도투어를 꿈꾸고 온 대학생

아이들 체험학습을 온 학부모

손주 손을 잡고 온 멋지 할아버지

제주에서 온 세 모녀등

시티투어 기간에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만석일 경우 45명을 다 챙기는게 힘들긴 했지만 투어가 끝나고 투어가 즐거웠다는 말 한마디에 그 힘듦은 스르르 녹아내리고 말았다.투어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다양한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광주 이야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방적인 투어가 되지 않도록 투어 끝날 즈음 돌아오는 길에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서로 다른 여행객들의 투어 소감을 교감하는 시간인 것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귀를 쫑긋 세우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전국에서 광주를 찾아나선 이들에게 단 하루 짧은 시간에 많은 걸 한꺼번에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맛보기만 하고 다음에 또 재방문을 유도해야했던 시간들임에 분명했다.

되돌아보니 지난 시간들이 여유롭게 추억이라는 단어로 다가오지만 그 당시엔 바짝 긴장했던 적도 있었다.

아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여름날이었을게다.

송정역에서 22명이 탑승했다.어디를 가든 항상 탑승인원점검이 최우선인지라 숫자에 민감해졌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그만 큰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다음 코스 죽록원을 가려고 묘지를 벗어나 10여분 달렸을까?

묘지 근무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관광객 2명이 차를 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뿔싸!

급히 차를 돌려 묘지로와서 2명을 태웠다.어찌나 미안하던지 쥐구멍이 있다면 그곳에라도 숨고픈 마음이랄까?

송정역에서 탄 탑승객만 각인됐던게 실수를 범했다.중간에 터미널에서 두사람이 탄 걸 깜박하고 24명을 체크해야할 것을 22명만 체크했던 게 실수를 부른 것이다.다행히 관광객은 너그럽게 실수를 받아주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10월24일은 뜻밖의 소쇄원 나들이까지 했었다.많은 탑승객들이 외부인들이었다.담양까지 아우르는 시티투어다보니 소쇄원을 너무도 가 보고 싶어라했다.하는 수없이 여러 사람들의 양해를 구하고 찾았던 소쇄원

가을이 깊을대로 깊은 소쇄원은 그 나름의 가을색을 담고 있어서 관광객의 맘을 사로 잡았다.

반나절 여행으로 시청서 합류한 서울사는 미숙씨네 가족이 너무도 좋아했던 소쇄원이었다.

미숙씨 뿐 아니라 누구라도 그 즈음에 소쇄원을 찾았다면 한마디로 뿅 갈 수밖에.

곱게 든 단풍과 어우러진 광풍각 제월당 계곡에 수북히 쌓인 낙엽

툇마루에 쏟아지던 10월의 햇살까지도

관광객 마음을 사로잡았던 곳이다.

언제 찾아도 나그네 발길을 붙잡는 소쇄원인데 가을인들 오죽했으랴?

처음이든 또 몇번째이든 광주를 찾은 이들에게 광주의 맛과 멋을 보여주려 노력했는데 관광객들은 흡족했는지 미지수다.

물론 면전에서야 광주시티투어 넘 좋다고 얘기했지만 말이다.

광주시민으로서 살면서 광주를 제대로 몰랐다는 시민이 투어를 하고 나서 광주를 제대로 알았다는 소리를 들을땐 나름의 보람도 있었던 시간들이다.

11월30일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무슨 일이든 그렇겠지만 끝나면 한편으로 시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서운하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은 이럴때 적절한 표현이 될련가 모르겠다.최선을 다 했다지만 좀 더 열심히 할것을 하는 미련도 남는 시간들이었음은 어쩔 수 없다.

광주시티투어는 여러 사람들의 합작품이다.

투어 코스의 현장에서 열심히 해설해 주신 여러 해설사님들의 덕분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빛고을 국악전수관의 장용수학예사님을 비롯하여 518자유공원의 이미애선생님 국립묘지해설사님들 죽록원의 대나무해설사님들

시티투어를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시티투어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광주시가 없었던들 시티투어 감히 꿈도 못 꾸었을겁니다.

투어기간 내내 애정을 가져주신 관광과 그리고 관광협회에도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