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와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무척 자주 짜증을 부리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었지요.
어쩔땐 지나치게 친절하다가도 어쩔땐 화를 내서 비위 맞추기가 너무 힘든 요즘입니다.
7시에 깨워 달라고 해서 7시에 깨우면 정작 일어나도 않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생각되어 좀 그냥 둡니다.
부엌에서 잠깐 뭘 하다보니 10여분 훌쩍 지나지요
10분 늦게 깨웠다고 아우성입니다.
10분 늦었으니 어쩔땐 밥을 먹지 않겠다고 합니다.
반찬 투정도 더러더러 합니다.
요즘 도데체가 이 남자의 속을 모르겠습니다.
그래 제가 먼저 데이트 신청했지요.
저녘에 호젓이 그 남자의 손을 잡고 공원길을 걸었습니다.
왜 심술 부리는지 그남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래서 힘이 들답니다.
컴퓨터 시간도 너무 작아서 불만이랍니다.
날마다 투덜거리고 불만인 원인은 모두 저에게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 남자와의 약속을 해 놓고 지키지 않은게 그 남자의 최대 불만이었지요.
약속했습니다.새끼손가락 걸고
지킬수 있는 약속만 하기로요
화해하고 뜨거운 포옹을 많은 사람 오가는 그 공원에서 했습니다.
그 남자 입가에 살포시 웃음이 번집니다.
그 남자와 어깨를 마주하고 걸으며 집으로 왔습니다.
한 이불 덥고 나란히 누웠습니다.
손도 꼬옥 잡구요
작은 그 남자의 손이 제 손안으로 쏘옥 들어 왔습니다.
그 남자는 바로 세번째 아이
그 이름도 당당한 아들이랍니다.
아들과 모처럼 즐거운 데이트하고 와서 맘이 뿌듯해요
이렇듯 얘기 나눈지가 까마득하지 싶었어요
바빠도 아이와 마주보고 얘기 나누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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