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행복한 즐겨찾기

클레오파트라2 2008. 5. 2. 21:11

올해도 연둣빛 나뭇잎 새록새록 피어날 즈음에

행복한 즐겨찾기가 시작됐다.

다름 아닌 주말농장의 농사가 시작된 것이다.

작년 시시때때로 뜯어먹는 무공해 푸성귀의 오진꼴을 본터라 농장이 집에서 멀어도

털어버릴 수가 없었다.

무공해에 대한 지독한 중독이랄까!

상추며 쑥갓 열무 고추 가지 깻잎 고구마순 상추

10평되는 내 땅에서 거두어들인 수확물들 생각에 올해도 욕심 아닌 욕심을 부렸다.

욕심이라고 하는 것은 작녕엔 10평을 셋이서 분양하니 땅뙤기가 코따지만 했지만

혼자서 10평이고보니 그도 많은 땅이었다.

분양 행사가 있던 일요일엔 함께 동참을 못하고 며칠 지난 4월 12일

뒤 늦게 주말농장에 찾았다.

부지런한 이웃 농장들은 밭두렁을 만들어서 이것저것 심어두고 갔다.

우리 농장을 비롯한 몇집만 농협서 분양한 그대로다.말하지 않아도 밭은 말하고 있었다.

고랑을 파고 두둑을 만들어서 상추 아웃 열무 부추등을 뿌렸다.

시골 태생이라고 언제나 자신있었지만 손에 익숙치 않은 일이고 보니 씨앗을 뿌리고 호미로 긁어야하는지 아님 골을 파서 씨앗을 뿌려야하는지 혼동이 왔다.

어깨 너머로 보았건데 씨앗을 뿌리고 아주 살짝 흙을 덮었던 기억을 되살려 그렇게 했다.

물도 흠뻑 주고 한두룩은 고추와 가지를 위해 남겨두고 왔다.

4월 25일

밭에 무심한 듯 싶어 짬을 내었다.봉선시장에서 고추모와 가지모를 3000원어치 샀다

비가 몇차례 왔던 덕에 씨앗들이 쭈삣쭈삣 나왔다.

상추를 너무 깊게 덮었을까?

아직 상추는 여리디 여린데 열무는 그새 퍽이나 자랐다.

고추와 가지모종을 심고 지지대를 세우고 끄나풀로 안전하게 묶어주고

물을 흠뻑 주고 돌아왔다.

5월1일

다른 것보다 열무가 쑥 자랐다.너무 배게 난 듯 싶어 솎았다.너무 여린 탓인지 벌레 구멍이 송송 나 있다.달팽이 녀석이

벌써 시식을 한 모양이다.

연하디 연한 쑥깟도 한주먹 뜯었다.비어 있는 땅에 상추를 뽑아 모종했다.

옆집 농장에도 노부부가 와서 물주고 풀뽑고 분주하다.

처음본 사람들인데 익숙한 사람처럼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 바로 주말농장이다.

구멍이 송송난 열무걱정을 하니 무공해 농약 아니 유기농 농약을 남았다며 주신다.

막걸리와 식초를 적당히 배합한 유기농 농약?을 덤으로 뿌리고 왔다.

저녁 식탁은 대범한 밥상이 차려졌다.

쑥갓 겉절이.

열무 물김치

풀 밭위의 저녘식사도 내 손으로 가꿨기에 최고의 만찬이 되었던 날이다.

행복한 즐겨찾기는 비오는날에도

여름날에도 쭈욱 계속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