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박2일

클레오파트라2 2023. 6. 21. 09:42

1박2일!
여행을 갔냐구요?
아니요.여행 갈 시간이 없습니다.
하도 시간이 나지 않아서,
정말이지 짬내서 언니 집에 갔습니다.
완두콩 좋아하는 절 위해 밭두렁에
많이 심었답니다.그 콩이 익어간다고 따러 오라고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바쁜 와중에 내는 틈이라는 게 퇴근 후 가서 콩 따고 하룻밤 자고 새벽에 따고 출근하기.
그래서 언니 집 나들이가 1박 2일.
해가 긴 여름날이라서 가능한 일정.
간만에 달리는데 초록이 그리고 바람이
좋더라구요.시장 봐 가고 하니 도착하니 6시30분.
뷰랴부랴 콩밭으로 줄달음.
깜깜해서 익은 콩인지 풋콩인지 분간이 안 갈 때까지 따기.
세상에나 씻고 저녁 먹으려고 앉으니 9시.
요새 언니네의 저녁식사 시간이랍니다.
피곤해도 얘기콫 피우기.
11시 넘어 잠들었습니다.
피곤 했던 터라 툭 곯아떨어졌어요.
눈뜨니 5시 30분.
출근 전까지 콩 따기.
뚝딱 일하고 아침까지 먹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 차는 짐차가 되었어요.
양파,상추,부추,대파 등등 푸성귀 깨나 싣고 왔네요.
조카가 준 양파즙까지.
바쁜 일손도 못 도와주는데 늘 과분하게 받아와서 미안하고 고마운 맘뿐입니다.
평생 농부로 살아오신 울 언니와 형부의 구릿빛 주름진 얼굴을 그 무엇으로 보상해드려야 할까요!
넘 과분하게 가져오니 뒤통수가 몹시도 부끄러운 그 마음 아실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