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날,곡성군 입면에 가다

클레오파트라2 2022. 11. 2. 12:17

점심은 담양에서 먹고 볕 좋은 가을,
콧바람 쐬러 가기.
지인의 시골집 가기.
차 타고 가을 속으로 풍덩!
곡성군 입면.
익숙한 이름이다.
도로변 간판 서봉리가 정겹다.
남편과 연애할  때 연애 편지 쓸 때 썼던 주소라서.
산자락 단풍들이 이쁘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넉넉해지는 계절에 햇살까지 좋으니 참 좋다.
저만치 금호타이어 공장이 보인다.아이들 키울 때
남편 회사 견학으로 갔던 곳이다.
우리 집 주전자는 그때 선물로 받았던 금호타이어주부대학 글귀가 새겨졌었는데~~
격세지감이다.산으로 둘러 싸인 마을 도착.
지인의 어머니가 최근에 돌아가셔서 비어 있는 집이란다.여느 시골집과 다를 바가 없는 집.
노각 따러 밭으로 갔다.
밭은 사람 손이 미치지 않아 묵을 대로 묵었다.
거기서 끝물 호박과 노각 따기.
도둑놈의 갈고리가 옷에 붙고 야단인데
그 밭에서 보물찾기다.
욕심껏 따서 차로 싣고 와서는
숯불에 삼겹살 구어먹기.
한쪽에서는 고기를 굽고.
한쪽에서는 대추른 줍고.
장대로 감도  따고.
시골에 온 보람이 있게 사방이 풍요롭다.
텃밥에서 고추까지 따고
마당에 자리 깔고 상 차렸다.
노릿노릿하게 구어진 삼결살에 묵은 김치라니!
볕 좋고 마당 넓은 집의 풍경이다.
호박을 너무 많이 따와서 가져갈 것 챙기고도 남으니 썰어서 말리기.
빈집에서는 모처럼 칼질 소리가 요란타.
간만의 시골 나들이.
맛난 것 먹고,이것저것 챙겨오고 은행잎이 카펫처럼  깔린 길 달리기.
가을의 짧은 해는 이미 지고 없었다.
처음 간 동네인데 고향 집에 다녀간 느낌이랄까?
당분간 반찬걱정은 잊어도 되리.
풋호박 나박나박 썰서 갈치와조리면 이 계절. 최고의 입맛 당기는 밥상이리라.
벌써 군침이 돈다.
집 도착하자마자 노각볶음.호박나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