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꼼꼼히 봐야 더 맛난 광주비엔날레

클레오파트라2 2021. 5. 9. 22:12

꼼꼼히 봐야 더 맛난 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된 지 중반을 넘어섰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된 비엔날레라서 그런지 일찌감치 보고 싶었다.

사실 ,작년 가을 즈음 열렸어야 했는데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두 번씩이나 미루다 열린 것이니 어떤 작품들이 전시됐을지 기대감이 컸다.

비엔날레 작품들이 어렵다보니 보고도 그리고 설명을 듣고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 또 보기.

현대미술이 난해함이 특징이라니 그걸 저변에 깔고 본다면

세계의 현대미술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지 않은가?

코로나 때문에 이런저런 전시 관람이 여의치 않았던 차에 비엔날레 개막은 적어도 내겐 큰 기쁨이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세계 각국 69작가와 함께 인류에 건네는 연대와 회복,우정의 메시지라?

 

매 전시마다 주제가 있는데 주제를 대할 때마다 어렵다. 이번 전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어쩌면 어떤 것들이 담겼기에 저 주제로 전시될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해서 여느 해보다 발 빠르게 전시관에 갔다.

작품이 어려우니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에 익숙했는데 이번 전시는 도슨트 대신 오디오 가이드를 강화한 게 눈에 띠었다. 코로나 19에 전시방향의 전환이다. ‘큐피커라는 어플을 깔고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한 번 어플을 깔면 언제든 다시 들을 수 있으니 그도 좋았다.

단점이라면 여기저기서 어플로 이어폰 없이 들으니 관람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소음처럼 소리가 들여온 것이다.

비엔날레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볼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에서인지 어린이를 위한 전시해설 오디오 가이드도 돋보였다.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 좀 더 작품 가까이 다가 설 수 있었다.

유난히 많은 설치미술 때문에 전시장 전체가 어두웠는데

어느 순간 통유리로 연두의 자연을 만나니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작품들이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라서 숨이 막혔다면 자연으로 인해 쉼표 하나 찍는 느낌이었다랄까!

딱 거기에 자연이 있어서 좋았다. 글쎄, 그 자연은 그곳에 오래부터 있었건만 우리가 잊고 지냈을 뿐일 터다.

우리 삶에서 인간과 자연은 조화는 항상 필요한 것. 인공지능의 최첨단 과학에서부터 샤머니즘, 영적 영역 등의 광범위한 인간지성이 다채롭게 펼져진 장임에 분명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광주정신이 깃든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제전이 펼쳐지는 곳은 비엔날레 전시관-국립광주박물관-광주극장-문화전당-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이다.

광주송정역-터미널을 거쳐 주제전이 열리는 전시장 거쳐 터미널-광주송정역을 오가는 비엔날레 시티투어 셔틀버스가 하루 네 차례 운행되는데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비엔날레를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 34일 광주에 머물렀다는 여행객을 만나니 감동이었다.

애써 준비한 잔치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그들이 아닌가?

제대로 즐기기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GB커미션 장소인 구 국군광주병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5, 광주문화재단도 가봐야 한다.

파빌리온 프로젝트까지 즐기려면 더욱더.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의 전시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모든 전시들이 만지지 마세요인데 거기 전시된 현무암은 만지고 냄새까지 맡아야한다.

그 돌에 새겨진 날짜를 보고 일기를 찾아가는 것이다.

제주4.3의 아픔을 닮아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 돋보여서 좋았다.

거기 있는 일기를 다 읽었다.

피해가족의 아픈 일기는 개인 일기였지만 개인을 넘어선 역사임에 분명했다.

오래 머물러야 잘 보이는 광주비엔날레,

미술에 목말랐던 많은 이들에게 숨통이길 바라본다.

적어도 내겐 숨통이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