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아껴둔 휴무가 4일이나 있다.
최근 몇년간 언니랑 둘이서 제주 올레길을 걸었던지라 올해도 올레길을 계획했는데
급히 언니가 있는 김포로 선회했다.
화요일 퇴근 후 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행신행 KTX 타니
2시간 30분 만에 도착.늦은 시간 마중 나온 형부와 언니 덕분에 30분 만에 김포 안착.
뒷날 인왕산을 가야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 30분 김포 출발해서 골드라인 서해선 3호선까지 갈아 타며
0역에서 내렸다.둘다 초행길인지라 입구를 물어서 가는 수밖에.안산과 인왕산 두 산이 다리로 연결됐다고 해서
안산부터 정복,저만치 인왕산을 보며 오르는 산인지라 힘들지 않고 올랐다.다리 하나 건너 인왕산.
어느 순간 나타난 성벽 따라 걷는 길 해발고도가 또한 낮아서 쉽게 올랐다.
정상 바위에 근사하게 인왕산이라고 새겨질 법도 하련만 큰 바위 하나 덩그마니 있고
표지석은 저만치 떨어져 있다.
왔으니 인증샷은 찍어야지!
하산길 바위에 앉아 먹는 점심은 당연히 꿀맛이다.울 언니표 주먹밥이다.
금방 한 밥에 양념된 김가루 넣고 주물주물.물론 밥은 밤과 콩을 넣은 영양밥이다.
가까이에 청와대도 경복궁도 훤히 내려다 보이니 이보다 뷰맛집이 있으랴!
겸재의 인왕제색도 그림에 나오는 바위가 어디메쯤일까?
눈대중으로 찍어보는 재미도 있는 점심시간.
볶음김치와 무말랭이가 반찬의 전부라도 젓가락 없이 위생장갑 끼고 그냥 집어먹어도 일품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은 허투루 있는 말이 아니다.
그렇게 걸었으니 밥이 맛날밖에.
초행이니 하산길도 서툴다.근처에 있는 등산객에게 물으니 빠른 길을 가르쳐줬지만 가파르다는 소리에
다른 길을 선택했다.엄청 많이 돌아가는 길이라서 후회막급했지만 되돌릴 수 없으니 어쪄랴?
걷고 또 걷는 수밖에.
다행히 데크길이 잘 정비돼서 올랐던 인왕산을 계속 끼고 돌았다.
7년 전쯤에 갔던 윤동주문학관을 목표로 걸으니 많이 걸어야 했지만
오르는 길 아닌 바에야 걷는 것은 일도 아닐 수 있었지만
많은 길을 돌고 돌았던지라 서서히 다리가 아파왔다.
제발 좀 쉬자 싶을 즈음 눈 앞에 나타난 문학관이 그리도 반가울 수가!
그땐 앞에서 전시관 보고 뒷동산 조금 오르고 말았는데 반대편에서 걸어가니 앞뒤로 온전히 볼 수 있게 된 게다.
어?전에 없던 별뜨락이 있다.방문자를 위한 쉼터 공간임에 분명하니 그냥 갈 수 없다.
히터까지 나오고 사람은 없고 공간도 넓지도 좁지도 않아서 딱 좋았다.
다리쉼 하기에 제격!
책장에 있는 시집을 꺼내 낭송하는 여유까지 부렸다.거기에 더해 방명록까지 작성.
30여 분을 그리 노니 다리쉼도 제대로 한 게다.
유리창에 새겨진 서시를 배경으로 인증샷 찍고 드디어 전시관 입실.
전시관 해설을 들었다.차분하게 해설하시는 분에게 온전히 몰입해서 들었다.
전에는 혼자서 봤을뿐이라서 놓친 부분들이 많았는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질문까지하며 톺아보기를 했다.
전에 물탱크로 쓰였던 곳은 영상실,15분마다 영상이 상영된다니 놓칠 수 없다.
어두운 영상실은 들어가자마자 감옥같은 느낌이 들었다.아마도 물탱크였다는 특성 때문에 더욱더 그랬을 것이다.
전시관 둘러보고 청와대쪽으로 걸어서 갔다.
청와대 정문 인도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다양한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언제와도 청와대 앞쪽은 그런 사람들이 늘 있는 곳!
그냥 집으로 바로 갈 수도 있었지만 근처에 대통령도 먹었다는 삼계탕 집이 있다니 이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집이라서 다행이다.
줄 서서 먹는 집이라는 데 3시 넘은 시간인지라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난 삼계탕이라고 얘기하고 플 정도로 맛난 삼계탕이었다.
통밤까지 나오는 삼계탕.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 다 비었다.언니도 나도.
집까지 돌아가는 길이 한 시간 30분 소요됐지만 지루한 줄 잊었다.
배 부르겠다. 인왕산도 올랐겠다.
저녁 잠은 둘다 코까지 골며 나가떨어졌다.
#인왕산#안산#겸재#인왕제색도#민속촌삼계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