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신유서석록을 쓰다2

클레오파트라2 2024. 4. 24. 17:43

유서석록의 출발지 증심사에서 유서석록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플래카드 들고 인증샷 한컷.
준비성 만점인 한분의 센스를 어찌 말리랴!
선비의 갓이 준비됐다.
이슬비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드디어 출발.
비옷을 입있으니 걸을수록 덥다.
그렇다고 벗을 수도.없는 일.
가까이의 나뭇잎,
먼발치의 산자락이 참 이쁘다.
이만할 때 가장 이쁜 산.
그 안에 들었으니 넘 좋다.
중머리재서 잠시 다리쉼.
간식을 풀어놓는데
와우!진수성찬이다.
두릅,엄나무나물,수육,고추장까지.
덕분에 눈호강,입호강이다.
막걸리에 맥주까지.
대단대단.
애써 지고 온 사람들 덕분에 맛나게 먹었다.
중봉으로 가는 길,
야생화가 지천이다.
평상시 하산길로 택하는 중봉에서는 볼 수 없는 꽃들을 많이 만났다.
특히나 쥐오줌풀 신기신기.
중봉에 앉아 차 한잔 마시는데 구름이 ?
아니 안개가 삽시간에 사람을 삼킨다.
잠시 모두들 신선 ㅎㅎ
서석대. 찍고 인왕봉,장불재서 점심.
석불암에 올랐다.
오래전에 갔던 곳이다.
마애불은 처음이다.뒤쪽에 있으니 애써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곳.
다리 하나 없는 백구가 절집 주인인양 지키고 있다.
짓지 않는 걸 보니 낯선 이들 보는 게 다반사인가?

커다란 석굴까지 보았다.누군가 최근에 다녀간 흔적이 있다.

여럿이 들어가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 한켠에 아이 운동화 두 켤레가 눈에 들어온다.

운동화의 정체는 무엇일까?

제 몫을 다 살지못한 아이을 위한 부모의 애달픔의 몸짓은 아닐런지 지레짐작할 뿐이다.


드디어 규봉암.
안개정국인지라 광석대는 그야말로 흐릿하다.
몽환적이랄까?

안개정국에서도 그 자태는 숨길 수 없다.

하산길은 도원마을 가는 길로.

내리막길은 가파르다.

내려가기에망정이지 올랐다면 엄청 힘들었을 길이다.

가면서 내려다보는 연두는 또다른 색다름이 있다.

귀한 으름덩굴 꽃을 만났다.연보라꽃이 얼마나 예쁜지 잠시 잠깐 넋을 잃었다.

하산길 끄트머리에서 계곡을 만났다.

종일 날 위해 걸어준 다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계곡에 발 담그기.

와,이렇게 시원할 순 없다.

처음엔 시원하다싶더니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움이다.

넘 차가워서 발등이 빨개진다.

고마운 내 발을 위해 냉수마찰,

좋다좋다.산행의 묘미는 이런 것들이렷다.

하산길 도착지인 도원마을에 다다르니 오후 5시.

 

지루한 줄 모르고 산행했던 것은 그 느림의 미학에서 온 것일 게다.

평상시 혼자 가는 산행은 늘 빠르게 걷기다.

더군다나 화순 이서로 넘어오는 산행은 더욱더 바쁠 수밖에 없다.

안심마을서 광주로 오는 버스가 3시 20분에 있기 때문에

항상 헐떡이는 산행이었는데 동행하는 사람도 발맞추기를 하느라

느리게 느리게.

바쁘게 가느라고 놓쳤던 많은 것들을 보았다.

 중봉을 오르면서 만났던 야생화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산빛이 인상적이었던 유서석록 따라잡기는 오래 기억될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