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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의 봄나들이

클레오파트라2 2023. 3. 28. 12:44

3남4녀.
그 중 막내인 나.
막둥이라서 자라면서도,
그리고 지금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어제는 퇴근 한 시간 30분 남겨두고 둘째 언니와 형부,조카 내외,그리고 조카의 딸까지 삼대가 왔다.
여수테드베어 무료 입장권을 조카에게 등기로 보내주고 부모님 모시고 다녀오라고 내가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이다.다녀오는 길에 내 직장에 들러서 구경하고 퇴근 시 저녁식사까지 대접하겠다는 계획을 한달 전쯤 생각했다.
사실 요새 언니가 다리가 아파 치료를 받고 있어서 걷는 게 무리이긴 해도 이 봄날 아니면 안될 듯싶어 조카에게 이달 넘기지 않게 오도록 했다.
3대가 함께 모처럼의 여수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평상시엔 그리도 잘 걸었는데 걷는 게 워낙 힘든지 본인은 쉬겠다고 하고 식구들은 구경하라 재촉한다.
평생 농삿일이 가져다 준 훈장처럼 남은 게 골병이랄까?
억척 같이 일하고 4남까지 결혼시켰으니 이제 편히 쉴 법도 하련만 아직 농사를 못 놓은 때문이다.
육회를 사드리려 했는데 점심을 맛나게 먹어 간단히 드신단다.
해서 정말 간단히 비빔밥을 먹었다.
서운해서 소고기 국거리를 언니와 질부에게 똑같이 쥐여주고 손녀에게 용돈도 넉넉히 드렸다.
늘 받기엔 익숙한 삶이었는데 베풀 수 있어 다행인 날이었다.
조팝나무 화사하게 팝콘처럼 피어난 그 곳에서 웃음꽃 활짝 피어난 울 언니야말로 내겐 봄이다.
연하디연한 갓과 쪽파를 엄청 많이 가져와서
다듬고,씻고,간하고,버무리고.
다하고나니 밤11시,
앉기도 전에 그냥 뻗었다.
깨지 않고 잠들기.
새벽 5시 일어나 김밥을 싸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난 철인인듯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