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제주다.
간만이라고 함은 코로나 땜시 발이 묶여 2년을 움직이지 못했다는얘기다.
본래대로라면 1년에 한 번 제주행은 의무다.
부모님 제사 덕분에 어찌됐던 제주행인지를 그러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조심하며 걸어보자 작심.
2월의 여유가 가져다준 여행길이었다.
뭘 하지?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올레길을 걸을 작정이었다.
작년에 강화나들길을 함께 걸었던 62세 울언니와 동행.
16일 1시간 조퇴하고 공항 가는 길,
눈이 삽시간에 펑펑 내려서 쌓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는 날,
비행기 밖 풍경은 이뻤다.
공항서 1시간 기다려 언니 상봉.
시내버스 타고 숙소 마실게스트하우스로 갔다.
금세 도착,찿기도 쉬웠다.편의점 뒷골목으로 접어드는 눈에 띄었다.
게스트하우스는 평생 처음이라는 울언니
잠자리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도미토리6인실인데
언니와 둘이만 잤으니 괜찮지 않은가! 도란도란 얘기꽃 피우다 일찍 잠들었다.
뒷날 성산포 가는 첫차를 타야해서,
첫차는 5시 50분이라는 데 뭉기적거리다 보니 늦었다.
언니가 싸온 찰밥 데워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출발
터미널은 숙소서 걸어서 2분.
성산포 가는 버스야 더러 있었지만 빠른 빨간 버스를 탔다.7시30분 출발
어느새 아침,출근길 제주는 느긋함이 동행했다.어쩌면 여행지라서 그런 느낌이었는지 모른다.
급행버스엔 기껏해야 7명 남짓,
여행자가 절반이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제주 들녘은 희끗하다.광주처럼 눈이 내린 게다.
버스 가는 중에도 눈발이 휘날리고 바람이 분다.
버스 타고 성산포는 처음인지 기사님에게 몇 번 물으니
기사님이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빨리 갔다.
고성리 환승정류장에서 환승할 작정이었는데 앞차를 타야하는데 환승하면 버스 타기 어렵다면서
다른 환승정류장에서 내려준 것이다.당연히 그 버스를 앞질러 탈 수 있었다.
드디어 1코스 시작점 도착.
이름도 이쁜 종달리다.저만치 시흥초등학교가 보인다.
시작점 표시 간세는 발견하지 못하고 동네 소개 표지판서 언니만 인증사진 찍어주는 걸로 우리의 올레1길 시작이다.
낮은 돌담도 들판이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 시작점이다.
감자를 수확하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다.씨알 굵은 감자가 시커먼 흙에서 나오는 걸 보니 보는 이도 수확의 기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당근 작업이 끝난 밭엔 자디잔 당근이 나뒹굴어서 쌍둥 당근을 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