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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선계곡을 만나다

클레오파트라2 2017. 10. 9. 03:30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추성주차장

칠선계곡을 만나려면 먼저 거쳐야 하는 곳이다.

탐방가이드제를 운영하는 곳인지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개방하는 그때 예약해야만 가는 곳이니

더 가고 싶었다.

지리산이 정말 큰 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니

기대감에 부풀었다.탐방제로 운영되니 자연히 그 숲은 원시림 그대로를 잘 보존하고 있을 터

누군가 칠선계곡 한번 가자는 그 말이 씨가 되어 정말 한번 가보자고 한 날이 10월 7일

산 좋아하는 고수들이 즐겨 가는 곳 예약제니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가기 어려운 곳이라니

더 구미가 당김을 말해 무엇하랴?

발 빠르게 예약하고 기다리는데 초조했다.

날이 궂어서 못가는 건 아닌가? 혹시 아프지는 않을까?

6일 계속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후까지 비가 내리니 걱정이 태산

혹여 취소문자가 오지 않나 자꾸 폰을 들여다 보았다.

바쁜 일정속에 어렵게 하루 잡아놓은 지리산행

기어코 가야 하는데......

10월 7일 일기예보는 쾌청한 가을날이라니 다행이다.

추성주자창서 8시 출발이니 광주서는 더 이른 시간 출발이다.5시40분 드뎌 출발

그 출발을 위해 3시에 눈을 떴으니

아~~밀려드는 졸음 어쩔 수 없다.운전자에겐 무척 미안하지만 잠깐 이동 시간에 한숨~~

지리산 휴게소에서 일행 중에 싸온 김밥으로 간단한 요기

부지런히 나선 덕분에 출발 30분 전 도착

칠선계곡을 만나겠다고 전국서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명단확인 그리고 여행자보험증 확인 후 탐방시 지켜야 할 사항을 공원 직원에게 듣고 드디어 출발!

기대되는 산행이다.

여느 산자락에 있는 시골 마을 풍경을 지나서 급경사 시멘트 길 걸었다.

그 가파름이 극에 달해 숨이 헐떡거려진다.거기를 넘어서 산길

마을도 보이고 저만치 지리산 능선도 보이고 꽤 올라왔다는 얘기다.

두지마을 도착 호두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서 두지마을 이야기를 듣는다.

마을이 쌀을 보관하는 뒤주모양이어서 두지마을이란다.

출입제한 하는 대나무로 얼기설기 해 놓은 사립문을 통과해서 칠선계곡 오르는 길

숲이 울창하다.

계곡은 또 얼마나 크던지.

줄곧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와 동행한 산행이다.

계곡의 커다란 바위 그리고 넓은 계곡 폭포,맑은 물들이

예가 금강산인가 싶을 정도 였다.

10여년 전에 올랐던 금강산의 그 계곡인가 싶을 정도였다.

특히나 수시로 만나는 깊은 소는 옥빛이었다.

선녀가 와서 목욕을 했다는 그럴듯한 전설이 먹혀 들어갈 만한 비경들이 끝없이 펼쳐졌다.

간간히 그 계곡와 어울려 빨갛게 옷을 갈아입은 단풍과의 조화는 그 곳에 오래 눈길 주게 하는 비경이었다.

산길이 평상시에는 개방되지 않아서 인지 원시의 숲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었다.

숲은 울창해서 가이드 없으면 길을 잃기 쉬웠고 계곡은 험하니 단독산행은 엄두도 못낼 형편이었다.

순간 잘못 디디면 계곡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십상

가는곳마다 설치된 펜스가 이 공간의 위험도를 소리없이 말해주고 있었다.

계곡을 건너야 할 상황도 있었다.

누군가가 손을 잡아 주어야 하는 곳

순간 잘못하면 미끄러지 쉬어서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지만 함께라서 할 수 있었던 길

오르고 또 오르니 폭포의 연속이다.

물이 그만큼 있다는 것은 그만큼 큰산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와 ~~~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비경의 연속이다.

산속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습하고 햇빛은 없고

비는 오는건 아닌데 밤 사이 이슬을 머금었다.

난생처음 가보는 길인지라 언제쯤이 끝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앞선 자의 발걸음 따라 걷는 기분은 좋았다.

원시림 그 곳에 머물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7월 초에 올랐던 천왕봉이 코앞이었지만 우린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했기에 아쉬움을 접어야 했다.

3층 폭포를 보면서 숲에서 점심을 먹었다.

각자 가져온 음식을 펼쳐 놓으니 진수성찬이다.

자연을 벗삼은 오찬에 햇빛 ,폭포,바람가 기꺼이 초대되었다.

아니,

자연속에 사람만이 초대되었다고 할까?

그 비경 만나러 애쓰고 온 보람이 있었다.

충분히 쉬고 하산~

하산은 쉬워서 금방 하려니 했는데 웬걸 결코 쉽지 않았다.

내려오는 길이 더 부담스러우니 한 걸음 뗄 때마다 조심 또 조심

길은 미끄럽고 험하니 조심할 수 밖에

그러다보니 하산길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일행이 꽈당 두어번 넘어지기는 했지만

무사히 하산했다.

두 눈에 그리고 가슴에 담은 칠선계곡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 듯 싶다.

혹여 삶이 힘들거든

그 계곡 다시 찾는다면 삶의 활력도 찾을 수 있을 듯~~

우람한 폭포소리에 시름들 다 떨쳐버릴 수 있다면~~~

 

 

산행인데 무슨 보험까지 들어야하며 투덜거렸는데

왜 보험을 들어야 했는지는 그 계곡에 들고 나서야 알았다.

그 계곡에 답이 있었던 것이다.

지리산 최고의 계곡미를 자랑한다는 그 계곡에 들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칠선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손꼽힌다니

분명코 대단한 곳을 다녀온 게 틀림없다.

 험난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그리고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으로 칠선계곡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싶다.

10일간의 긴 연휴 중

가장 의미있게 보낸 시간이었다.

연휴에 줄곧 일한 내게 보낸

최고의 단기휴가?

 

힘찬 폭포수 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