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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감상문-오웬기념각의 스텔라 공연 7월22일

클레오파트라2 2017. 8. 5. 06:05

음악,미술,연극을 한 자리에서 해결한다?

오! 생각만으로도 신나는 공연임에 분명한데 거기에 더하여 장소는 더 구미를 당기게 한다.

양림동 오웬기념각이라니!

사실 안내를 하면서 늘 만나는 공간이지만

내부, 그 멋진 공간에 앉아서 공연 볼 기회는 없었다.

언제나 닫혀 있거나 혹은 열려 있더라도 무슨 행사가 있어서 도저히 기웃거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언젠가 문이 열렸기에 살그머니 들어가서 살짝 보긴 했지만

그 공간서의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설렘이 동행했다.

퇴근 길 총총 걸음으로 찾아든 오웬기념각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교회 예배 보는 탁자와 의자여서 불편함은 말할 수 없지만

불편함보다는 그 공간이 갖는 의미가 커서 참을 수 있다.

드디어 공연 시작

스텔라,

스텔라는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까지 동시대를 살았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 그리고 의사로서 조선을 위해 헌신했던 양림동 선교사 오웬

이 세 사람의 예술과 사랑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가 음악과 연극,미술로 다뤄지는 융복합음악극인 것이다.

 

깜깜한 무대에 드디어 불이 켜지고 변사가 등장한다.

최초의 국비유학생 윤심덕을 소개하고 윤심덕과 오웬의 만남을 소개한다.

언제나 기쁨속에 이 기쁨 즐기거라~~

'항상 자유롭게'가 소프라노에 의해 불려지고

어디선가 남자의 목소리도 들린다.

찾아보니 2층 남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한다.

자유와 환희를 노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윤심덕의 울 밑에 선 봉선화는 간절한 애절함이 묻어난다.

화면 위에 외롭게 피어난 봉선화 한 그루

일제 치하의 암울한 시대상을 잘 반영하는 노래에 잠시 뭉클해진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힘있게 울리는 드럼연주에 흠뻑 취해서 깨기도 전에

고흐 등장,

동생 테오에게 편지 쓰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뒷배경은 고흐의 그림들이다.

오베르 교회

까마귀가 나는 밀밭길 등

고흐의 편지를 우체국서 타자로 치는 사이

타자음의 날렵함을 담은 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간간이 오웬기념각서 촬영한 영상이 담겨져서 나오니 생동감이 있다.

오웬기념각서 오웬기념각보기랄까?

드디어 이 건물의 주인 등장

테너의 별이 빛나건만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오웬의 편지 낭독엔 낯선 땅에서의 선교의 어려움이 절절이 묻어난다.

 

"주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과 인습에  얽매인 조신인들,

어둠뿐입니다."

절망했을 때 희망을 꿈꾸게 하는 노래가 나온다

'믿는다면'

좌절한 오웬에게 다시 일어나게 하는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는 노래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로다

 

사의 찬미를 노래하는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오웬기념각에 꽉 찬 느낌이다.

그 사이 고흐의 작품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아를의 방,별이 빛나는 밤에 ,귀 잘린 고흐의 초상화까지

연이어  막간의 오르간 연주

세 사람의 연주자가 각각 이동하면서 하는 연주는 또 다른 맛이다.

동시대를 살면서 각자 사는 공간은 다르지만 고뇌의 무게는 다 엇비슷했으리라.

마지막 화면은 양림동서 활동한 선교사 이름을 띄워 선교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 했다.

공연 내내 순간 이동해서 그 시대로 들어갔다면

스텔라 공연에 흠뻑 취한 거

분명 맞다.

공연장서 공연에 심취하는 것 말고 또 심취할 게  뭐 있단 말인가?

한여름밤에 꿈을 꿨다.

스텔라 덕분에~~~

 

최초의 음악발표회장,시국강연장,최초의 연극공연장

그 이름에 걸맞게

오웬기념각은 내게도 최초의 공연을 선물한 장소가 되었다.

시대를 초월해서 이름에 걸맞게 운영되고 있다면

최고의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