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따뜻한 곳으로의 답사라니!
생각만해도 설렘이다.
1박2일 일정속에는 갔던 곳도 있지만
가지 않은 곳도 있기에.
여행은 어느때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니 기대해 봄직했다.
광대고속도로를 달려 가는 길
햇살은 완연한 봄이다.
이즈음의 산천은 별맛이 없다.
벚꽃이 피어난 것도 아니고 연둣빛 잎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
어중간한 봄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두어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산청호국원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잠들어 있는 곳답게
볕 잘들고 따사로운 곳에 자리잡았다.
물론 골짜기라고 생각하는 산천에서 돌고 돌아서 도착했지만
죽은자들에게는 다시없이 아늑한 공간.
참배하고 시설 둘러보기
가장 최근 2015년에 개원한 곳이라서 장례문화의 현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나오는 길 남사예담촌이 코앞이라 들렀다.
고즈넉한 한옥마을이 발걸음을 오래 머물게 하는 곳.
예스러운 담들로 이루어진 골목골목 들어가니
최씨고가(월강고택)이 한옥의 여유로움을 한껏 붙잡는다.
마당앞에 피어난 홍매화 백목련이 인상적인 곳
툇마루에 앉아 집안 곳곳을 둘러보는 눈맛이 좋은 곳이다.
가판대에서 파는 딸기향이 더 가깝게 느껴졌던 곳
여행객이라고는 단지 우리와 부산서 왔다는 부부가 전부
느리게 걸으며 쉼표찍기 좋은 곳
10여년전쯤인가 한번 스쳤던 마을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남해로 가는 길 간단히 추어탕을 먹고 달렸다.
사천대교도 살리고 삼천포대교도 달리고
남해는 벌써 몇차례 와서 많이 둘러보았건만 또 빠뜨린 곳이 있었다.
아니, 빠뜨렸다기 보다는 최근에 시설이 새로 생긴거다.
유배문학관
남해로 유배를 온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유배문학관이 최근에 들어선 곳이다.
규모가 상당하다.
전시관은 남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영상과 유배에 관한 모든 것들이 그 안에 실속있게 꽉 찼다.
문학도라면 놓치지 말아야할 곳!
아니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듯 싶었다.
조선시대의 형벌까지 공부할 수 있었으니.
다음은 남해 보리암
벌써 여러번 가본 곳이라서 첫느낌만큼의 설렘은 없지만 또 다른 뭔가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올랐다.
해수관음상 앞에서 저 앞에 펼쳐지는 상주해안을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잠시 오른쪽 가파른 바위를 올랐다.
눈맛이 훨씬 더 좋은 곳 애써 오른 보람이 있게 했다.
내려오는 길 그곳의 별미 연꽃빵이 별미다.
해안가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끼고 꼬불꼬불한 길 달리니
뒤에 앉은 일행 중 하나는 멀미가 날듯 하다고 했으니 이해할 법도 하다.
해안선을 따른 도로는 가는 곳마다 다른 풍경들을 안겨주니 운전자는 힘들어도
지루함이란 있을 수 없다.
항도에서 잠깐 내려 바닷내음 맡고 해오름예술촌까지
해오름예술촌의 해넘이가 멋지다고 해서 갔건만
날씨가 도움이 되질 않았다.흐린 오후로 인해 해가 지는지 떴는지를 모를 지경
인적없는 해오름예술촌서 천천히 둘러보고 바로 가까이 있는 숙소로 이동
9시에 시작한 하루가 드디어 저물었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2층 펜션이 정말 마음에 든다.
바로 앞에는 600년된 고목이 그리고 도로 건너면 바로 바다다.
몽돌이 깔린 바다.
바베큐 파티를 했다.여행지에서의 바베큐는 맛있을 수 밖에.
아직은 밤바람이 차가운데 숯불덕분에 추위도 잊으며 근사한 만찬!
배 부르게 먹고 몽돌 바다 걷기
칠흑에 갇힌 바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파도소리
그리고 쓸려가는 몽돌 부딪는 소리
그곳은 낯선 남해의 여행지였다.
번잡한 일상으로부터 유배당한 유배지
성긴 별들 올려다보며 윤동주의 별헤는 밤을 낭송하는 여유를 가진 밤.
떠남이 행복인 것은 그 곳이 더 낯설기 때문이리라.
그대 떠나라 낯선곳으로 ,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