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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겼다! 문화가 있는 날!

클레오파트라2 2017. 2. 3. 21:25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괜스레 기다려 집니다.

그냥 집으로 가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라는 생각이 줄곧 들어서

마지막 수요일은 항상 어딘가로 갑니다.

그 어딘가는 문화마당이 펼쳐지는 곳이지요.

때로는 음악도 만나고 때론 연극도 만나고 미술관도 가고

사실 눈여겨 보면 갈 데가 많아서 상당히 고민하다가

결정하곤 합니다.

이번에도 그랬어요.

도서관서 상영하는 영화도 보고 싶었지만 마음은 벌써 국립광주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신안선 발굴40주년을 맞아 특별전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담당 큐레이터가 직접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큐레이터의 설명은 자주 있었지만 온전히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퇴근하고 가면 벌써 중간을 훨씬 넘어서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설명 시간은 7시였습니다.

퇴근후라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는 그 시간에 끌렸습니다.

그쪽 방향으로 퇴근하는 동료의 차를 얻어타고 박물관 도착하니

6시30분

시간이 넉넉했습니다.

9시까지 야간개장하는 박물관은 대낮처럼 훤하게 불 밝혔습니다.

1층부터 천천히 둘러볼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일단 한적하니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전에 없던 오디오가이드까지 빌리니 박물관 유물에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2층까지 보고

드디어 신안해저문화재 특별전을 만났습니다.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제목부터 구미가 당겼습니다.도대체 어떤 것들이 이번 전시에 나왔을까? 호기심도 일었습니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유물은 더 잘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올랐습니다.

유물이 영낙없이 그랬거든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려고 온 사람들은 많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에 몰입해서 듣는 이들의 열정은 숫자 못지 않게 뜨거웠습니다.

청년 그리고 아이 손잡고 온 엄마들까지

1시간 남짓 설명을 들으면서도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8시 큐레이터의 설명은 끝났지만 다시 놓친 유물 보려는 발걸음이 느긋합니다.

9시까지 개장이니 서두를 이유가 없지요.

신안선이 왜 보물선인지를 알겠더라구요.

유물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그 유물들이 갖고 있는 역사성 내지는 시간적 의미가 컸습니다.

당오전 오수전 국사책에서 만났던 많은 유물들 많이 봤습니다.

신안선 발굴 과정을 담은 영상까지

보물 중의 최고의 보물들을 광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사위가 어둑어둑

별도 달도 없는 밤

박물관을 나오는 발걸음만은 가벼웠습니다.

추위도 이미 잊은지 오래

배도 고플법하건만 배고픔마저도 잊은 박물관삼매경이었네요.

부지런 떠니 문화가 있는 날이 주는 여유였습니다.

늦은 시간 박물관에 홀로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