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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당 인문학강좌에 취하다

클레오파트라2 2016. 10. 6. 14:10

수요일 밤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에 잠시 빠졌다.

노상 가던 도서관 야간 강좌를 가?

아님 문화전당 인문학강좌로 가?

두 손에 떡 쥐고 행복해 하는 아이마냥

결론은 어쩌다 한번씩 있는 귀한 강연으로

그래서 간 곳이 문화전당 인문학강좌

저번에 조성룡 건축가의 강연을 들은터라

어쩌면 더 내실있는 강연쪽으로 기울었다고나 할까?

일단 강사에 끌렸다.

조선대 나희덕 교수

언젠가 김원중의 달거리에 잠깐 초대손님을 왔던 분이다.

짧은 시간에 뭔가 느낄 시간도 없었던터라

이번만은 뭔가를 풀어내리라 내심 기대가 되었다.

'시 속의 아니마와 아니무스'

아직 내 인문학 깊이는 얇나 보다.

난생 처음들어보는 단어다.

뭘 의미하는지 급호기심 발동

물론 강의 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그냥 순수하게 모르는 백지 상태서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인터넷으로 예약할려고 했더니만 이미 꽉 차서 할 수 없었던 강좌

현장에서도 접수한다는 걸 안 터라 서둘러 갔다.

물론 강의 시간까지 한시간이나 남았지만

혹시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자리를 차지 할 수 없으면 어쩌나 싶은 안타까운 맘에

서둘렀다.

에고 빨라도 넘 빨랐다.

현장접수1번

시간 여유가 있어 문화정보원 쉼 공간에서 쉬었다.

언젠가 오게 되거든 아주 오래 머물면서 쉬어야겠다고 찜해둔 공간

드디어 오늘에야 완전 접수 아니 사수다!.

천창으로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휴게공간

온전히 독차지하니 좋았다.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즐기기

드디어 강의 시간

생각했던 것보다 객석은 차지 않았다.

시 속의 여성성과 남성성에 관한 이야기다.

그의 작품과 여러 시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여성성 남성성 살펴보기

그녀의시를 단 한편도 접해본적이 없지만

즉석에서 만난 그녀의 시속에는

심연의 물을 끊임없이 퍼내는 작가의 통증 내지는 아픔들을 읽을 수 있었다.

제법 진지한 강의다.

그림속의 여성성 남성성까지 끌여들여서 더 깊이 있는 강의가 된 느낌이다.

두 시간내 흔들림없이 알차게 꾸려진 강의랄까?

많은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하나 바로 떠올리라면

"세상의 시는 수치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한권의 시집을 펼쳤다면 그것은 시인의 유리병 편지를 받은 거다"

이 가을 그 곳에서 만난 시들로 인하여 나는 뜻 밖의 수취인이 되었다.

그 수취인은 그 시로 인하여 가을바람마냥 흔들렸다.

너무 늦게 온 유리병 편지에 아주 감사하며...

다음의 또 다른 강좌가 기대될만큼 알찬 강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