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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생일

클레오파트라2 2013. 4. 17. 11:42

4월 15일은 큰 딸

4월  16일은 둘째딸 생일이다.

여느해 같으면 늘상 케익하나도 두아이 생일을 챙기는 실속을 누렸는데

올해는 한사람당 하나의 케익이다.

큰 아이는 멀리 있으니 챙겨주고파도 못 챙겨준다.

아침 일찍 긴 문자 대여섯통으로 생일축하를 대신 할 수 밖에

대신 둘째 녀석이 호강 아닌 호강을 누렸다.

그 동안 언니와 동생 사이에 끼어 좀체 못 누렸던 호강이다.

딸아이 좋아하는 치즈 케익 놓고 촛불을 껐다.

선물은 아빠가 용돈을

남동생은 문상으로

난 케익으로 대신했는데

우리딸 너무도 행복해한다.

그 동안 밀려서 두루뭉수리하게 넘긴 생일

스물한번째서야 겨우 찾아먹은 꼴이다.

아무튼 딸아이와 어깨 나란히 하고 제과점 오가는 길도 행복했다.

뜬근없이 아이가 내뱉는 말에 더 감동먹었다.

큰도로에 옷가게가 하나 생긴게 눈에 띄어 옷구경 가자고 했더니만

"엄마.내가 옷 하나 사줄까? "

한다.네 생일인데 옷을 사줘도 엄마가 사줘야지 했더니만

"엄마가 날  태어나게 해줬으니 엄마를 사줘야지 " 한다.

완전 감동!

벌써 딸아이로부터 옷한벌 얻어 입은 기분이랄까?

알바해서 애써 번 돈 엄마를 위해 기꺼이 쓰겠다는 그맘이 얼마나 이쁜가?

속없다고 했던 딸인데 그 속 깊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맘만 받을게 나중에 네가 직장 다니면 해줘도 늦지 않아"

딸 생일에 도리어 제가 행복했습니다.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느낌마저도 아주 좋았습니다.

소소한 행복이란 바로 이런걸 말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