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은 큰 딸
4월 16일은 둘째딸 생일이다.
여느해 같으면 늘상 케익하나도 두아이 생일을 챙기는 실속을 누렸는데
올해는 한사람당 하나의 케익이다.
큰 아이는 멀리 있으니 챙겨주고파도 못 챙겨준다.
아침 일찍 긴 문자 대여섯통으로 생일축하를 대신 할 수 밖에
대신 둘째 녀석이 호강 아닌 호강을 누렸다.
그 동안 언니와 동생 사이에 끼어 좀체 못 누렸던 호강이다.
딸아이 좋아하는 치즈 케익 놓고 촛불을 껐다.
선물은 아빠가 용돈을
남동생은 문상으로
난 케익으로 대신했는데
우리딸 너무도 행복해한다.
그 동안 밀려서 두루뭉수리하게 넘긴 생일
스물한번째서야 겨우 찾아먹은 꼴이다.
아무튼 딸아이와 어깨 나란히 하고 제과점 오가는 길도 행복했다.
뜬근없이 아이가 내뱉는 말에 더 감동먹었다.
큰도로에 옷가게가 하나 생긴게 눈에 띄어 옷구경 가자고 했더니만
"엄마.내가 옷 하나 사줄까? "
한다.네 생일인데 옷을 사줘도 엄마가 사줘야지 했더니만
"엄마가 날 태어나게 해줬으니 엄마를 사줘야지 " 한다.
완전 감동!
벌써 딸아이로부터 옷한벌 얻어 입은 기분이랄까?
알바해서 애써 번 돈 엄마를 위해 기꺼이 쓰겠다는 그맘이 얼마나 이쁜가?
속없다고 했던 딸인데 그 속 깊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맘만 받을게 나중에 네가 직장 다니면 해줘도 늦지 않아"
딸 생일에 도리어 제가 행복했습니다.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느낌마저도 아주 좋았습니다.
소소한 행복이란 바로 이런걸 말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