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을 가게 되면 항상 정상 서석대가 목적지 였습니다.
서석대를 밟지 않고 오는 산행은 감히 꿈도 못꿨지요.
산에 오를땐 그만큼의 시간을 가져왔기에 가능한 정상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볕좋은 날
시간은 없고 봄기운은 느끼고 싶었습니다.
무등산이라야 했지만 무등산 언저리에서 봄기운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점심 먹고 한바퀴
무등산자락과 썩이나 어울리는 한옥집 전통문화관
툇마루에 앉아 보았습니다.
볕이 딱 엉덩이를 걸칠만큼 들어온 툇마루
그 툇마루에 앉고보니 산도 보이고 계곡도 보였습니다.
늘 스쳐지났던 곳이지만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듯한 착각이 드는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도 나무도 계곡도 모두가 새로웠습니다.
저만치 너덜경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졸졸졸 계곡물 흐르는 소리엔 희망찬 봄이 묻어나는 듯 싶었습니다.
이 볕 그냥 보낼수 없다 싶어
건너편 성촌마을을 걸었습니다.
도시에 그런 시골이 있었나 싶더군요.
좁은 골목골목을 걷다보니 고향집에라도 온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산기운이 좋아서일까요?
작은절집 이정표보고 절집까지 올랐습니다.
바람 살짝부니 풍경소리가 그리로 이끌었습니다.
아담한 절집 2층 루에 작은 범종까지 매달렸더라구요.
스님없는 절집에 낯선 객을 본 개 한마리
동네가 떠나갈듯 짖어댑니다.
낯선 사람을 잘지켜야하는 본인의 임무에 충실한거죠.
아무도 없어서 그리고 개 소리에 주눅들어 얼른 그 절집을 나왔습니다.
텃밭에서는 씨앗을 심는 손길이 분주하더군요.
잔디가 깔린 그림같은 멋진집.키 낮은 스레트집
골목골목에 사람사는 냄새가 났습니다.
더 가보고 싶었지만 다음을 위해 남겨 두었습니다.
다음에 가거든 작은 산책길 하나 발견했음 좋겠습니다.
사람없는 낮은 산의 산책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