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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0~21 1박2일 답사-해넘이 그 끝자락서 경남을 만나다-하루

클레오파트라2 2010. 12. 25. 08:40

겨울 끝자락에 정말이지 난생 처음 만나는 곳들의 풍경은 어떨까?로 여행에 대한 기대치는 다른 어느때보다도 컷다.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갈곳 투성이다.그만큼 대한민국은 크고 갈곳은 많다는 얘기다.

겨울날의 새벽6시라면 아직도 어둑어둑하다.

그래서 그 시간에 집을 나간다는것은 상당한 부담일수도 있다.

하지만 익숙한 사람에겐 그도 쉽다.

답사라고 매번 떠나는 것이 이른 시간에 나섰던 터라 부담감은 덜하다.

마냥 떠날수 있음에 발걸음은 항상 가볍다.

1박2일

더군다나 밖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는 여행이 아닌가?

늘상 모이는 집합 장소 도청엔 아직 어스름하지만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띤다.

답사의 즐거움을 아는지라 얼굴들이 밝다.

가볍게 인사하고 문화예술회관후문서 일부팀이 합류하니 드디어 답사길에 올랐다.

참 많이 기다렸던 답사다.

오늘 답사코스 중 거제도 통도사 범어사 을숙도 몇곳은 난생 처음 발 딛는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새볔4시 기상은 무리가 아닌듯 싶었는데

막상 자리에 앉고 보니 주체할 수 없는 잠으로 몰려든다.

단잠을 자고 내린곳이 아침식사를 위한 식당이다.

그 아침에 무슨 밥이 들어갈까 싶었는데 기사식당의 맛난 반찬들이 한공기를 금세 비우게 한다.

뚝딱 한그릇 해치웠다.나만 아니다.아마도 맛난 반찬 덕분이리라.

입에 맛는 음식은 밥 한그릇 똑딱 비우는것은 순간이다.

잠이 부족하긴 했나보다.밥 먹고 또 한숨 자고 나니 거제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큰 섬 거제도에 도착한 것이다.

여느 도시와 다를바 없는 건물들에,익숙한 사람들이다.단지 다르다면 바다위에 커다란 배들이 수없이 떠있어 조선산업의 선두주자 거제라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

첫번째 간 곳이 포로 수용소공원

한국전쟁의 아픈 상흔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기 좋은 곳이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남북이 다른 어느때보다도 더 긴장되게 대치되는 상황이라서 속속들이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되었다.

포로수용소의 전경을 진짜인양 잘 표현되었다.

흥남 철수 작전 기념비 앞에 세워진 통은 동전을 제대로 받아 먹어야 음악이 나왔다.아이디어가 참 좋다.

그곳에 서면 굳세어라 금순아를 꼭 듣고 가고파 기어코 동전을 넣어야할듯 싶었다.

집중력 좋은 누군가 골인했던 덕분에 그곳에서 그 노래를 들을수 있었다.작지만 괜찮은 아이디어 이는 벤치마킹해도 좋을듯 싶다.

해설사의 설명속에 우리가 경상도 땅에 발 딛고 있음을 실감한다.

경상도 어투가 정겹다.표준어로 표현한다지만 그 어감은 속일수가 없다.

유적공원을 빠져나오니 금세 바다풍경이다.

저만치 거가대교가 보인다.아스라하다.

14일에 개통했으니 일주일만에 와 보는 아직은 뜨끈한 다리를 건너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자연의 힘이 위대하다지만 인간의 힘 또한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스레 느낄수 있는 다리였다.

바다를 가로지른 다리

오른편 바다는 겨울햇살 받아 은결이다.

달리는 내내 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감탄사를 채 거둬들이기도 전에 부산땅이다.

역동적인 산업현장임이 느껴진다.

철새도래지 을숙도에서 잠시 내렸다.

그 많던 철새는 없네 했더니만

좀 걸어서 에코센타 쪽으로 가니 보였다.갈대 숲이 드넓게 펼쳐진 그곳이야말로 새들이 머물수 있는 공간이었다.워낙 멀어서 어떤 새들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새들이 보였다.

철새도래지 을숙도라는 말이 너무 오래도록 각인된터라 에게! 하는 실망은 했다.

부산 시내로 들어가는 도중 낙동강하구 풍경을 만나면서 어~ 그래서 철새도래지였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꽤나 오랫동안 달렸던 낙동강 하구엔 꽤 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앉아 있는게 보였다.

하구여서 먹을게 많고 숨을 곳이 있어서라지만 산업화의 병폐로 강이 오염되어 먹을거리 줄어드니 철새 또한 줄어드려니 하는 자연적인 인과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살만한 공간이면 사람이든 자연이든 모닥모닥 살게 마련인 것이다.

점심은 다대포항 근처다.부산 음식 맛없다고들 했는데 그건 옛말이다.

우리 입맛에 쏙 맞았다.더 주세요를 연거푸할 정도로 맛났다.

알고보니 주방에서 음식만드는 분이 전라도분

그렇담 그 속에 전라도 맛이 남아 있을것이다.역시나 전라도 음식이다.

거대한 도시 콘크리트 숲을 지나 동백섬에 다다랐다.

세계 정상들이 모여 회의를 했던 누리마루 그게 관광거리가 된 곳이다.

몇년전 바삐 들러서 보았던 곳 그곳에 다시 가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누리마루 구경하고 동백섬 정상서 최치원 동상을 만나고 숲길이 소나무와 동백으로 울창해서 산책하기 좋았다.벌써 동백은 빨갛게 피어오르며 손님들에게 인사를 했다.따뜻한 곳임을 실감한 부산이다.혹여 추울까봐 입고온 외투를 하나둘 손에 허리에 걸쳐야했으니까

내려오는 길 잠시 화장실에 들렀을뿐인데 일행이 온데간데 없다.

당연히 버스로 갔으려니 생각하고 얼른 냅다 달렸는데 정작 버스엔 사람들이 없다.

문명의 이기 핸드폰은 이때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해운대 모래사장에 다들 모였단다.

먼저 온 샘들 몇분과 얼른 해운대 모래사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니나다를까 모두들 그곳에 모여서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고운 백사장에 모였는데 사진만 찍을수는 없다.해운대서 추억 한자락은 만들어야지

모래사장에서 작은 체육대회가 열렸다.닭싸움

달리기대회

모처럼 무건 몸으로 달리기 하노니 숨이 헉헉 거렸다.

모래사장서는 그 무엇이든 여의치 않았다.상황은 다 똑같지만 그래도 잘 달리는 사람은 꼭 있었다.

마흔 중반서 해운대서 닭싸움하고 달리기 한 사람 있음 나와볼래?

기꺼이 나갈수 있다.추억 한자락 그렇게 만들었다.해운대라는 곳이 그렇게 동심으로 돌아가도록 종용했다.

달리기 한다고 이미 신발까지 벗어젖혔다.이왕지사 바닷물에 한번 담궈보는것이다.

출렁이며 왔다가 부서지는 파도 그속에 발 담그기를 했다.

넘 뛴 때문인지 열 때문인지 도무지 발은 춥지를 않다.아니 시원하다.

누가 이겨울에 해운대 바닷가서 발을 적시랴!

잠깐이지만 즐거운 해운대 모래사장이었다.

저녁은 광안대교가 훤히 보이는 광안리 횟타운이다.

불야성을 이룬 곳

관광도시 답다라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었던 곳이다.

여기저기 휘황찬란이다.높이 솟은 건물도

저멀리 바다를 가르는 광안대교도 빛으로서 밤에 더욱 빛났다.

맛있는 회에 바다를 배경으로 술잔을 기울이니 먹어도 먹어도 취함은 없다.술은 내가 먹었는데

어쩜 그 냄새맡는 바다만 맥없이 취했다.

밤새 출렁이는 파도는 그렇게 취해서 출렁이는 것일게다.

순전히 술 먹은 자의 해석이기는 하지만.

오고가는 건배속에 분위기는 제법 화기애애해졌다.

그 분위기를 고대로 끌고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갔다.

거기서 관광객 표 내느라고 밤하늘을 향해 폭죽 쏘고

또 달리다.

막 밥 먹고 배를 채운 상태서 달리는것은 분명 무리인데 무리해서 또 달렸다.

추위는 벌써 저만치 줄행랑친 바다다.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사진도 몇컷

부산은 바다가 도심  가까이 있어서 좋은 도시다.

마음이 허 할때 위로받고플때 금세 내달려서 도착할 수 있는 바다가 있어서 좋아진 도시다.

그 너른 바다는 모든것을 다 받아들이고 말없음으로 답한다.

때론 그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한다는 것을 알기에 더 바다가 좋다.

불야성 이룬 도시를 달리고 달려 도심에 다다른 곳은 녹천온천 숙소다.

쉴곳이 있다는것은 맘을 여간 편케한다.

온천으로 여장을 풀수 있는 여행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거제도도 거가대교도 동백섬도 해운대도 광안리도 그리고 온천까지도 여행을 즐겁게 한 "꺼리"들이 많았던 하루다.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정말이지 눈깜잘할 새에 지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