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무모한 짓들을 더러 하게 됩니다.
무식이 용감이라는 말을 믿고서 말입니다.
물론 필요에 의해서 이긴 하지만 정말 무모하다 싶은 것들이 더러 있긴 하지요.
제가 어제는 정말 무모한 짓을 드디어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모한 짓임은 분명합니다.
덜컥 일을 벌려 놓고 보니 겁도 나네요.
무슨 무모한 짓을 하기에 그리도 호들갑이냐구요?
바로 판소리 배우기입니다.
정말 어렵게 어렵게 판소리를 시작했습니다.
나이를 하나둘 더하면서 우리 소리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부를지는 모르지만 자꾸 귀를 트이게 하려고 생각합니다.
시간되는 대로 판소리 공연 있으면 찾아 댕겼습니다.
귀명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귀명창이 돼 가려고 합니다.많이 듣다보니 서서히 감이 오는것 있죠?
구성진 판소리가 점점 좋아졌습니다.
한가닥 쫘악 뽑으면 좋으련만 공연을 보면서 곧잘 그 생각을 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소리를 배워봐야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맘 먹고 보니 기회가 빨리 왔네요.
지인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판소리 무료로 배울수 있는곳을 소개하면서 한번 가보라고 했지요.
수.목요일 야간반 강좌가 구미가 당겼습니다.
흥케이 가겠노라고 했지요.
그리고 첫날.
목이 따끔하고 감기기가 있는듯 소리에는 적일듯 싶어 나름 판단하고 그냥 가질 않았습니다.
뒷날 목요일은 좀 나은듯 싶어 가기로 맘 먹었습니다.
그리고 판소리 연구소를 찾아나섰지요.
문흥동 굴다리 어디메쯤 있다는 것을 설핏 듣고 갔는데 낯선 곳이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갈팡질팡 몇번을 왔다갔다 헤매다가 드디어 찾고 발을 딛었지요.
배우는 학생들은 고작3명 6명정도 접수했는데 벌써 세 사람이 빠졌습니다.
세사람이었지만 수업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배우는 판소리
워메나 정말 쉽지 않더군요.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
한소절 한소절 따라하는데 난생 처음하는 소리라서 완전 엉망이었습니다.음감제로이니 불보듯 뻔하죠?
음도 다르고
강사샘 너무도 얼척 없던지 많이 웃었습니다.
장단도 영 못 맞쳐서 빠르고 늦고
셋이서 함께 장단에 맞쳐하려니 할만하더니만 혼자서 각자 해 보라는데 정말 쑥쓰러웠습니다.
여기서 키득 저기서 키득....
1시간 30분 수업이 눈 깜짝할세 지나버렸지요.
만학도들의 판소리 공부 열의가 워낙 뜨거웠던지라 수업 끝나고도 한참을 소리 연습했습니다.
목이 좀 따가워질려고 하더군요.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게 있을진대 소리는 정말 아닌데 시작했으니 분명 무모한 도전임에 분명하죠?
열심히 하면 누구나 소리 조금씩을 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얘기를 했는데 그게 결코 위안이 되질 않네요.
시작은 장대히 했는데 글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발을 딛었으니 5개월 코스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마칠 생각입니다.
저요.지금 글쓰면서도 사철가 듣고 있어요.
우리집 아이들 사철가 듣는 음악가 좀 아니 많이 이상해 보이나 봅니다.
엄마 뭔일 있어요?하고 묻네요.
단지 아무일도 없는데 말입니다.
5개월 끝나면 발표회도 있대요.시상에나!!
**혹 소리 좋아하시는 분 무료로 배울 기회 있으니 연락하세요.
우리 소리 함께 공부하자구요